'성추행 오거돈' 2심 첫 공판…피해자 진료기록 재감정 놓고 '공방'
입력: 2021.09.15 13:38 / 수정: 2021.09.15 13:38
부산성폭력상담소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해자 측 입장을 들어 피해자에 대한 감정 촉탁을 하는 것은 기울어진 재판이다며 피해자 보호 원칙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부산=조탁만 기자.
부산성폭력상담소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해자 측 입장을 들어 피해자에 대한 감정 촉탁을 하는 것은 기울어진 재판이다"며 "피해자 보호 원칙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부산=조탁만 기자.

2심 재판부, "더 많은 정보 갖고 판단 위해 재감정 신청해야"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하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15일 열렸다.

부산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오현규)는 이날 오전 10시 301호 법정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하늘색 줄무늬 수의를 입은 오 전 시장은 백발에 수척한 모습을 한 채 법정에 드러섰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진료기록감정 촉탁이었으며, 이를 두고 양 측의 날선 공방이 이어갔다.

지난달 18일 오전 열릴 예정이던 오 전 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 기일은 오 전 시장 측이 피해자의 진료 기록을 다시 감정해 달라며 법원에 요청하면서

이 날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 배경엔 오 전 시장 측은 유죄로 선고받은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된 피해자의 진료 기록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1심 과정에서 오 전 시장 측은 강제추행 혐의는 인정하고 있으나,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선 줄곧 부인해 온 바 있다.

1심 결심공판에선 기습추행을 강제추행치상으로 볼수 있는 지 여부, 강제추행과 상해 간의 인과 관계, 범행이 강제추행치상으로 예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이유를 들이대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재판에서 "부산시장이라는 지극히 무거운 직책을 수행하면서 본분을 망각한 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범행을 저질렀다"며 "수감되면서 깊이 반성하며 뉘우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더 많은 정보를 갖고 판단하기 위해 오 전 시장 측의 진료기록 감정 촉탁에 대한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피해자 측은 "피해자 진료기록은 항소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절차이다"면서 "아무런 조율 없이 감정 촉탁 신청을 채택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항소심은 34분만에 마쳤다. 피해자 진료기록에 대한 재감정 결과는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재판부는 내다봤다. 진료기록 재감정 결과에 따라 항소심에 대한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끝나자마자 부산성폭력상담소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해자 측 입장을 들어 피해자에 대한 감정 촉탁을 하는 것은 기울어진 재판이다"며 "피해자 보호 원칙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 공판은 10월13일 오전 10시 부산고법에서 열린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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