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만 아니라 위 속 미생물도 위암 등 위 질환 유발"
입력: 2021.09.10 15:12 / 수정: 2021.09.10 15:12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GMT)과 GMT 전후의 사람과 마우스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경상국립대 제공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GMT)과 GMT 전후의 사람과 마우스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경상국립대 제공

경상국립대-연세대 공동연구팀,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으로 증명

[더팩트ㅣ진주=이경구 기자]국내 연구진이 위강내 미생물에 의해 위암 등 위 질환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상국립대는 10일 연세대-경상국립대 공동 연구진은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GMT)을 통해 위암 등 위 질환자의 위강내 미생물에 의한 위 질환 유발 과정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무균 마우스를 이용해 이 같은 실험에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 연구 분야의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거트(GUT)'에 '인간 위 미생물군집 이식은 무균 마우스에서 전암성 병변을 유발한다'는 논문을 8월 13일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장상피화생, 위암 등 위 질환자의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고 위암의 전 단계인 화생, 이형성 등 전암성 병변을 마우스에서 유도함으로써 인체 위강내 미생물이 위 질환을 유발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증명해 냈다.

위암은 동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최근통계에서는 국내 암 발생률에서 위암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위암은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 흡연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 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중요한 발암 요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감염되면 만성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그리고 위암 순서로 진행된다. 헬리코박터 균은 위암화 과정에서 초기 단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의 60% 정도는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어 있다. 헬리코박터 균은 병원성 유전자를 보유함으로써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위암화 과정에서 미생물군집의 역할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이외에 위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미생물의 존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위강내 미생물 군집을 연구진에서 개발한 GMT 기술을 이용해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였다.

그 결과 장상피화생 또는 위암 환자의 위강내 미생물군집을 이식받은 마우스에서 염증과 화생 증상이 높은 비율로 관찰됐다.

또 위 질환자의 위강내 미생물 군집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를 1년 동안 장기 추적 조사한 결과, 장상피화생 및 위암 환자의 위강내 미생물군집을 이식받은 마우스에서 높은 비율로 전암성 병변인 이형성이 진행된 현상을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헬리코박터뿐만 아니라 위 속의 다른 미생물도 위암 등 여러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무균 마우스를 활용해 직접적으로 증명한 최초의 사례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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