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공무원 1인당 20만원 셀프 위로금...시민들 '제 정신이냐' 반발
  • 유홍철 기자
  • 입력: 2021.09.01 11:49 / 수정: 2021.09.02 20:39
순천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코로나19 대처에 따른 산하 공무원들의 고생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는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가 포함된 제4차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는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 모습. /순천시의회 제공
순천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코로나19 대처에 따른 산하 공무원들의 고생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는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가 포함된 제4차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는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 모습. /순천시의회 제공

집행부 4억5400만원 편성...행자위 의원들 심의 과정서 '침묵, 심지어 좋은 일' 격려까지 '한 통속'[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재직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대처에 고생이 많다며 이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공무원 1인당 20만원씩 모두 4억3900만원을 지원할 방침이어서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위로금 형식으로 공무원에게 지원한 전국 지자체의 선례도 없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전혀 없는 공무원들에게 지원금을 준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셀프 위로금’이라거나 ‘제식구 나눠먹기’라는 비판의 소리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순천시행정을 비판,감시해야 할 순천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이같은 비정상적 행정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반발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순천시와 순천시의회에 따르면 순천시가 지난 27일부터 오는 9월3일까지 열리는 순천시의회 225회 임시회에 제출한 4차 추경예산안에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로 4억5400만원이 반영했다.

순천시의 추경예산안에 따르면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는 시 산하 공무원 2270명(일반직 1600명, 공무직 670)에게 1인당 2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중 공무직 670명에는 시의원 24명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의원들에게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를 지급하는 꼼수까지 동원하고 있다.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이라는 미화된 용어로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재난지원금 또는 위로금이라는 게 시의회 안팍의 해석이다.

이번 지원 사업은 지난 5월 실시된 공무원노조 순천시지부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김광자 지부장의 선거공약에 포함됐던 사안을 순천시가 수용하면서 추경예산에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가 편성, 제출한 추경예산안은 지난 31일 시의회 행정자치위에서 심의를 마치고 1일 오전 축조심의를 거쳐 2일 예결위와 3일 본회의를 거쳐 의결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지난 31일 추경안에 대한 시의회 행자위 심의과정에서 이영란 의원이 "보건직 공무원들이 고생 많이 한 것으로 안다. 다만 매월 급여를 받는 전체 공무원에게 일괄 20만원씩 지급한다면 시민정서에 반하고 제식구 나눠먹기로 비춰질까 봐 염려가 된다"고 완곡하게 재고를 촉구했다.

이에 반해 서정진 의원은 "직원후생복지라는 측면에서 노조와 여러 가지 협의했는가"라고 물으며 위로금 지급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영갑 의원(행자위원장)은 "공무직 포함 2200여명 굉장히 고생한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면 좋은 사업 같다"고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또 이복남 의원은 "내년도 예산에 코로나19 현장대응 인력들이 겪는 정신적 피로와 우울증 등에 대한 사업을 편성하면 좋겠다"고 말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침묵했다.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워원회 소속 시의원들 다수가 시 집행부가 제출한 소위 셀프 위로금으로 불리는 공무원 1인당 20만씩 지급하는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가 포함된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찬성 또는 침묵으로 동조해 시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직면해 있다. /순천시의회 홈피 갈무리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워원회 소속 시의원들 다수가 시 집행부가 제출한 소위 '셀프 위로금'으로 불리는 공무원 1인당 20만씩 지급하는 가족친화프로그램 지원비가 포함된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찬성 또는 침묵으로 동조해 시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직면해 있다. /순천시의회 홈피 갈무리

답변에 나선 이 모 총무과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보건소 직원들 뿐만 아니라 행정지원부서 공무원들이 코로나 현장 지도, 점검 등에 동원되는 등 고생한 것에 대한 조심스럽지만(보상 차원에서) 노조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뼈를 깎는 아픔과 고통을 겪는 다수의 소상공인과 비정규직 시민들의 아픔을 보듬지는 못할망정 철밥통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복지에나 관심을 갖는 모습에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공무원들의 일탈적 행정에 메스를 가해야 할 의원들 마져 이에 동조하거나 방관하는 행태에 귀가 막힌다"고 일침을 가했다.

시민 이 모씨(53)는 "백번 양보해서 고생하는 공무원을 위로하고 싶다면 밤낮으로 고생하는 보건직에 대해 위로금을 주는 것 정도라면 이해하겠다"고 말하고 "특히 세비를 꼬박꼬박 받는 시의원들이 무슨 고생을 했다고 끼워넣느냐"고 시 집행부와 의회를 싸잡아 비판했다.

전직 공무원 한 관계자는 "허석 시장이 평소 공무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무원 프렌들리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 내년 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일종의 매표행위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천시 관계자는 "일부 비판적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공무원들이 순천시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가게에서 사용한 영수증을 첨부하면 그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소득증대에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추석전에 전국민 하위 소득 80%에 지급키로 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공무원도 포함하고 있어 이번 추경예산안이 그대로 의회를 통과하면 순천시 공무원들은 +α(20만원)를 추가로 지급받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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