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에 떠나보낸 엄마…홀로 남겨진 아이의 가슴 아픈 사연
입력: 2021.08.11 13:35 / 수정: 2021.08.11 13:36
10일 전북의 한 50대 여성이 코로나19 접종 후 아이만 홀로 남겨두고 사망한 가운데 아이의 아빠가 양육을 결정한 교회를 찾아 친권을 포기했다. /전북=이경민 기자
10일 전북의 한 50대 여성이 코로나19 접종 후 아이만 홀로 남겨두고 사망한 가운데 아이의 아빠가 양육을 결정한 교회를 찾아 친권을 포기했다. /전북=이경민 기자

지체장애 앓던 50대 여성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고통 호소하다 사망

[더팩트 | 전북=이경민 기자] 지체장애를 앓던 50대 여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고통을 호소하다 아이만 홀로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보육원에 맡겨질 운명 앞에서도 아이는 오래전 양육권을 포기한 아빠마저 감싸며 애끓는 마음을 표현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고 있다.

사연은 지난달 28일, 숨진 A 씨의 장례식에 참석한 지인들을 통해 공개됐다.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해 정부지원금과 인근 교회의 후원으로 살아온 A(55) 씨.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과거 결혼도 하고 예쁜 아이도 얻었다. 이후 A 씨는 몸이 불편하지만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고,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며 가정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트레일러 트럭을 몰며 전국을 떠도는 남편은 A 씨와 달리 가정에 소홀했고, 결국 다른 여자를 만나 A 씨와 아이를 떠났다.

A 씨의 지인은 "이혼 전에도 A 씨의 남편은 한 직장을 1년 이상 다니지 못하고 일자리를 찾아 전국을 떠돌았으며, 이혼 후에도 성실함이 없었기에 양육비는 기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생계를 책임 지던 남편이 떠나자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 A 씨의 가정. 이런 A 씨의 가정에 잔인한 운명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A 씨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맞은 뒤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

평소 A 씨를 돌봐온 지인은 "A 씨가 백신 접종 이후 스스로 앉지도 서지도 못했으며, 매일 고통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A 씨 가정에 참혹한 비극이 찾아온 지난달 27일 밤.

A 씨는 이날 안방에서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치다 세상을 떠났고, 이튿날 홀로 남은 아이는 잠자는줄 알았던 엄마의 싸늘하게 식은 주검을 발견하고 통곡하며 흔들어 깨웠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이후 아이는 엄마의 장례를 치를 돈도 부족해. 그 흔한 국화꽃 한 송이조차 엄마의 영전에 올리지 못했다.

아이는 소문을 듣고 간간이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오로지 물 한 컵만 내밀 수밖에 없었고, 장례식 내내 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엄마의 마지막 곁을 지켰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A 씨의 지인들은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건넸지만 한사코 거절했다고 한다.

장례식이 끝났지만 A 씨 시신은 영면에 들어가지 못한 채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전주에서 전남 장성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동했다.

숨진 A 씨에게는 언니가 있었지만, 그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홀로 남겨진 A 씨의 아이를 돌볼 수 없었고, 결국 A 씨의 남편과 보육원으로 보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홀로 남겨진 아이가 보육원에 가기 전. 그간 A 씨와 그의 아이를 돌봐온 인근 교회 한 목사님이 소식을 듣고 이 아이를 키우겠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목사 B 씨는 "저 어린 것을 어떻게 고아원에 보낼 수 있겠냐"고 눈물을 떨구며 "아이가 어릴 때부터 나를 할아버지라 부르며 잘 따랐다. 내가 잘 돌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B 씨는 아이에게 "너 할아버지와 교회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했고, 아이는 "할아버지 그러면 우리 집에서 일주일만 아빠하고 자고 가면 안 될까요?"라고 아빠를 향한 애끓는 마음을 표현해 주위 사람들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B 씨는 지난 1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아기 때부터 우리 손에서 커와서 잘 따른다. 그간 아이도 나를 할아버지라 부르고 나도 여느 할아버지처럼 용돈도 주고 옷도 사주며 손주처럼 대해왔다"면서 "아이의 외할머니도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일이 겹쳐 가슴이 너무 아프다. 고아원에 가야 되는 아이의 소식을 듣고 며칠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고 쓰린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 아이가 재능이 많다. 나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아직 정년이 6년이나 남았으니 후견인으로서 최선을 다해 양육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과거 양육권을 포기한 아이의 아빠는 교회를 찾아 친권도 포기했다. 사택 한켠에는 아이를 위한 방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편 보건당국 관계자는 "A 씨의 백신 연관 사망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아 접수가 안 된 것 같다. 부검 결과를 확인해보고 백신과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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