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현이가 남긴 고귀한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입력: 2021.08.09 17:28 / 수정: 2021.08.09 17:28
9일 대구고등법원 앞에서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전미경 전 경주시트라이애슬론 선수,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 최 선수 사망 사건 2심 선고에 따른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이성덕 기자
9일 대구고등법원 앞에서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전미경 전 경주시트라이애슬론 선수,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 최 선수 사망 사건 2심 선고에 따른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이성덕 기자

[더팩트ㅣ대구=이성덕 기자] 9일 고(故) 최숙현 선수를 포함해 후배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김 전 감독과 장 전 주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선고 후 대구고등법원 앞에서 고 최 선수 아버지, 전미경 전 경주시트라이애슬론 선수,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2심 선고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최 선수의 아버지는 기자회견에서 "재판결과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제 딸이 남긴 고귀한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여성노동자회 윤명희 회장은 "힘들게 함께 투쟁해 온 동료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이 사건에 대한 총 책임자인 경주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이 운동선수들을 보호할 제도와 내규를 어떤 관점을 가지고 관리하느냐가 앞으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사건 결정문에서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가 팀 운영 전반을 감독 개인에게만 맡겨왔기에 지원금 부당 수령과 폭행하는 일들을 적발하거나 구제할 수 없었는 시스템이었다"고 판단했다.

경주시는 특히 소속 직장운동부를 '지역 체육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보다는 시정 홍보나 타 지자체와 경쟁해서 성과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시체육회는 예산과 선수 계약만 신경쓰고 선수 처우 등에 대해서는 감독하지 않았고 이들을 '소비성 인력'으로만 취급했다.

경북노동인권센터 등 시민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 최숙현 선수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조례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운동부 내 가혹행위에 대한 진정에도 이를 묵살했던 경주시와 체육회 관계자들의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해 왔지만 지금의 결과는 너무 실망스럽다"며 가해자들에게 저지른 폭행 등 가혹행위는 어떠한 이유로 용납될 수 없으며 체육계 폭력에 대한 경종의 차원에서라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 최숙현 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하면서 변화의 싹을 틔웠고 모든 운동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할 기구로 '스포츠윤리센터'를 출범시키면서 선수들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가고 있는 점 등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대구고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손병원)은 9일 고 최숙현 선수를 포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선수들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규봉 전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윤정 전 주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도환 전 선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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