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제 강점기 훼손된 '벽제관 원형' 찾았다
입력: 2021.08.05 14:21 / 수정: 2021.08.05 14:21
벽제관 전경. (재)한성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1910년대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양시 제공
벽제관 전경. (재)한성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1910년대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양시 제공

일제 강점시기 벽제관 훼손·축소...미조사 지역에서 부속 건물 추정 터 발굴

[더팩트 | 고양=안순혁 기자] 고양시는 국가 사적 벽제관지 정밀 발굴조사에 대한 성과와 향후 보존 방향 등을 검토하기 위한 학술자문회의를 5일 벽제관지 조사현장에서 개최했다.

덕양구 고양동에 소재한 벽제관지는 조선시대의 대표적 객사인 벽제관이 위치했던 장소다. 벽제관은 중국과 조선을 잇는 의주길에 위치한 객사로 당시 중국과의 외교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벽제관은 1625년 건축됐으나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원형이 훼손됐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유일하게 남아 있던 정문인 삼문(三門)마저 소실돼 현재는 빈 터만 남아있다.

시는 지난 4월부터 국가 사적인 고양 벽제관지에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고양 벽제관의 문화재구역 4150㎡ 가운데 1998년 발굴조사를 통해 이미 조사된 벽제관의 주 건물지를 제외한 미조사 지역 2426㎡를 중심으로 벽제관의 담장 유구 확인 등 향후 원형 정비·복원을 위한 고고학적 기초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조사결과 기존에 파악되지 않았던 다양한 유구의 흔적이 확인됐다. 특히 벽제관을 기준으로 북서쪽에서 1~2단의 기단이 잔존하는 폭 1m, 길이 11m 규모의 담장 유구가 발견됐다. 담장 유구는 기단의 방향이 서쪽으로 뻗어 있어 도로 방향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있으며, 동쪽에 건물 유구는 배치 형태를 보아 최소 정면 5칸의 건물로, 건물의 정면이 벽제관의 주 건물지를 향하고 있어 벽제관의 부속 건물로 추정된다.

벽제관은 1625년 건축됐으나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그 원형이 훼손됐다. 한국전쟁때 유일하게 남아 있던 정문인 삼문(三門)마저 소실돼 현재는 빈 터만이 남아있다./고양시 제공
벽제관은 1625년 건축됐으나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그 원형이 훼손됐다. 한국전쟁때 유일하게 남아 있던 정문인 삼문(三門)마저 소실돼 현재는 빈 터만이 남아있다./고양시 제공

이번 발굴에서 일제 강점기의 원형 훼손과 현대에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지속적인 변화가 이루어졌음에도 벽제관의 담장 및 부속 건물의 존재가 새롭게 발견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선시대 고지도 상의 간략한 표기와 근대기 사진의 제한적 모습으로 전해진 벽제관에 대해 완전하지는 않아도 일부 영역과 실체를 확인한 것은 주목할 성과이다.

특히 벽제관 동쪽에서 발견된 부속 건물 유구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벽제관을 정비하면서 많은 부속 건물을 헐어내고 그 영역을 축소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발굴조사에서 새롭게 확인된 벽제관의 담장과 부속 건물 유구 등은 벽제관의 잃어버린 원형을 회복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벽제관의 원형 정비·복원을 비롯해 고양동의 잃어버린 역사성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ewswo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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