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정배 “대선 후보에 지역발전 견인할 웅대한 청구서 제출하자”
입력: 2021.07.23 11:26 / 수정: 2021.07.23 11:26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후 40년 정치인생을 접은 천정배 전 의원이 1년여의 달콤한 휴식을 휴식을 끝내고 새로운 정치운동에 푹 빠졌다. 좁은 의미의 정치, 출마는 안한다고 단언한 그의 넓은 의미의 정치는 무엇인지를 묻는 인터뷰를 지난 22일 그의 사무실에서 가졌다./광주=허지현 기자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후 40년 정치인생을 접은 천정배 전 의원이 1년여의 달콤한 휴식을 휴식을 끝내고 새로운 정치운동에 푹 빠졌다. "좁은 의미의 정치, 출마는 안한다"고 단언한 그의 '넓은 의미의 정치'는 무엇인지를 묻는 인터뷰를 지난 22일 그의 사무실에서 가졌다./광주=허지현 기자

'출마는 안한다' 40년 정치인생 접고 거듭난 그의 새로운 정치운동 … 대선공약 만들기 시민 캠페인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총선에서 낙선(광주 서구을)한 후 1년여 동안 정치 휴지기를 이어간 천정배 전 의원(무소속)을 그의 사무실(광주 서구 제갈량 비즈니스타워)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앞에는 변호사 천정배 사무실이 아닌, ‘호남100년 살림 민심센터’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이 문구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는 최근 새로운 정치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웅대한 청구서’ 로 상징화된 대선공약만들기 대 시민 캠페인이다.

아내도 무척 좋아하고, 자신도 40여년 만의 달콤한 휴식이었다고 만족해하는 휴지기를 깨고 다시 활동을 전개한 속내가 궁금해 7월 22일 오후 차담의 기회를 가졌다. 앞으로 "출마는 안한다"는 말을 서두로 풀어낸 그의 얘기를 듣다보니 실상은 그가 원로 정치인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치열한 정치’에 나섰다는 느낌이 다가섰다.

-‘웅대한 청구서 만들기"라는 함의가 담긴 대선공약만들기 시민 캠페인운동에 나서게 된 배경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고 1년 동안 쉬었다. 40여년 만의 휴식이어서 달콤하긴 했다. 아내와도 오랜만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문득, 대선이 다가오는데 오랜 시간동안 나를 지지해줬던 지역민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남의 경제적 낙후는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처럼 가지고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다. 중앙정부의 힘이 필요하다. 대선이 바로 정부의 힘을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대선 공약을 통해 기회를 마련하고, 공약의 실천을 통해 지역이 발전한다.

한전에너지공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등 지역의 굵직한 사업들이 모두 대선 공약을 통해 맺은 결실들이다. 5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결적적 찬스인 대선이라는 기회를 지역민들이 잘 활용해야 한다.

앞서 수도권 활동을 하다 광주에 내려온 것도 호남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미가 가장 컸다. 오랜 정치활동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선이라는 이 중요한 기회에 지역발전을 견인할 ‘웅대한 청구서 만들기’ 운동을 시민들과 함께 펼쳐나가는 게 그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 집권여당의 당정이 앞장 설 일을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물론 광주시장도 공약을 만들고, 민주당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내 자신이 뭔가를 도맡아 책임지자는 것은 아니다. 공적 책임을 떠나서 지역발전의 핵심 키워드들을 범시민운동 차원에서 함께 챙겨가자는 제안이며, 그 일에 나도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한마디로 나는 바람잡이다.

- 지난 서울‧부산 재보선 당시 민주당의 고위직들이 대거 부산에 몰려가 가덕도 신공항 등 무려 20조원이 훨씬 넘는 공약들을 쏟아내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대선 공약의 지역별 균형 문제는 어떻게 보는지

광주형 일자리가 전국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문재인 대통령도 여러 차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실상은 어땠는가. GGM 설립예산 2,300억 중 현대가 투자한 477억원이 유치했다고 볼 수 있는 돈이다. 나머지는 지방은행과 지역 기업들이 충당했다.

광주형 일자리 이후 30여개 이상 지역 특화 일자리 사업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예산도 막대하다. 구미 형 일자리 사업에는 LG화학이 5천억원을 투자했고, 울산 형 일자리 사업에는 현대모비스가 3천 300억 원을 투자했다.

모두 광주형 일자리를 본뜬 사업이지만 투자된 예산들을 보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옛 속담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자가 질문하며 얘기했던대로 재보선에 불과했지만 부산 시장 선거 때 특별법까지 만들어 별 검토도 없이 28조원에 달하는 가덕도 신 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솔직히 지금 호남이 집권여당에 기여한 바를 따지자면 호남에 280조원 정도 예산을 공약해야 한다.

그러나 집권여당 탓할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제시한 청구서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청구서 이상 돈 주지 않는다. 청구서 예산을 깎았으면 깎았지.

우리가 깊이 생각해볼 사례가 하나 있다. 가덕도 신 공항 건설 특별법 여론조사 했을 때 국민 53%가 반대했다. 광주는 자신들의 지역 일도 아니지만 52%가 찬성했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지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한 청구서 제시하는 문제에 둔감해 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 시민들은 여전히 천정배 전 의원이 정치의 바다를 항해중이라 생각한다. 계획하고 있는 운항일지가 있다면

선거에 나가는 좁은 의미의 정치는 안한다. 지난 총선 당시 ‘더 이상은 출마 안한다’ 했을 때 아내가 당신의 정치 인생 중 가장 멋있는 기자회견을 했다고 칭찬했다. 지금 생각은 호남 발전을 이끌어 낼 대통령 후보를 도울 작정이다.

특별히 주목하는 사람은 없지만 민주당 후보들 중에서 좋은 비전을 제시하고 경쟁력을 보여서 차기 개혁정권을 창출했으면 싶다. 뉴DJ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 내가 말하는 뉴DJ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의미한다. 나머지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대선 이후 지역발전과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찬찬히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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