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제자, 주인과 개 관계 아니다"...서정민 전 조선대 강사 추모제
입력: 2021.07.15 13:21 / 수정: 2021.07.15 13:21
고 서정민 박사(전 조선대 시간강사)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시간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촉구하며 1인 시위와 농성을 11년째 벌여온 김동애 해직교수(전 한성대 교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길 위의 시간’ 스틸컷./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제공
고 서정민 박사(전 조선대 시간강사)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시간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촉구하며 1인 시위와 농성을 11년째 벌여온 김동애 해직교수(전 한성대 교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길 위의 시간’ 스틸컷./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제공

교육부‧조선대 11년째 '묵묵부답'…김동애 교수 10년 길거리 투쟁 다큐 상영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교수와 제자의 관계는 주인과 개의 관계라는 것을 세상에 알려 달라'는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서정민 박사(전 조선대 시간강사)의 11주기 추모행사가 열린다.

특히 이날 행사는 2006년부터 시간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촉구하며 1인 시위와 농성을 벌여온 김동애 해직교수(전 한성대 교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길 위의 시간'이 상영돼 눈길을 모은다.

김동애 교수는 지도교수의 논문을 대필해온 고 서정민 강사의 억울한 사정을 알리고,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청원과 소송을 진행하며 고인의 뜻을 기리는 데 앞장서 왔다.

영화는 대학 시간강사들의 법적 지위 보장을 촉구하며 늙은 두 부부 강사가 길 위에서 보낸 10여년의 고난의 세월을 카메라로 응시하는, 슬프고도 고통스런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다.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서정민 박사는 2010년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지도교수 논문을 수십 편 대필하고, 그 제자의 논문도 써줬다. 10년 동안 54편의 대필 논문을 쓰고 학대당하면서 이가 다 빠졌다. 서 박사의 죽음이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자 정부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내놓았고, 법안이 2011년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서 박사의 목숨 값이었다.

조선대학교는 고 서정민 박사 관련 사건에 대해서 11년 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재판과정에서 제시된 증거와 증언들로 밝혀진 연구부정 사례에 대해 심의할 권한이 없다며 조선대로 떠넘기는 등 사건의 해결이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이날 행사 2부 순서는 시간강사의 신분과 처우를 진단하는 집담회가 진행된다. 발제 를 맡은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정책위원장은 '대학의 변화 속 강사, 그리고 대학원생'을 주제로, 고 서정민 박사 사건으로 촉발된 강사법 개정 이후 대학사회 의 변화를 알리고, 대학의 구조조정 위기 속에서 대학개혁 과제를 제시한다.

주최 측은 "고 서정민 박사 사건이 단순히 한 명의 불행한 시간강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대학의 교수, 강사, 대학원생으로 이어지는 위계관계에 의한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7주기부터 추모행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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