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충북경제포럼이 5월27일 K-바이오 랩허브 오송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충북도 제공

인천에 재정 지원계획서 밀린 듯… 일각선 정치적 결정 의심

[더팩트 | 청주=김영재 기자] 충북도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공모사업으로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실패했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중기부는 이날 이 공모사업 평가위원회를 열어 인천을 사업지로 선정했다.

이 사업 공모에 당초 전국 12개 시‧도가 응모했는데 1곳이 신청을 철회했다. 중기부는 나머지 11곳을 대상으로 한 현장평가를 통해 충북(오송), 대전(대덕), 경남(양산), 인천(송도), 전남(화순) 등 5곳을 추리고 이날까지 PT설명회를 진행했다.

도는 국내 최고수준의 바이오기관·기업들과 함께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차별화된 혁신전략을 마련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대응했다.

현재 도내에는 국내 유일의 오송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대 국책기관과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등 6개 국가메디컬시설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충북산학융합본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 오송첨단임상시험센터, 카이스트, 고려대, 연세대, 충북대 의·약대 등 훌륭한 인프라와 기업 지원시스템이 집적돼 있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신약개발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오송 제3국가생명과학단지가 오는 2027년 이 단지가 준공되면 국내 최대 규모인 1754만㎡의 바이오밸리가 완성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도는 특히 전국 94개 기관‧기업‧병원 등과 유치협약을 맺은 것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신약개발 창업기업 지원이라는 큰 틀의 K-바이오 랩허브의 설립 목적을 보면 송도가 오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어보인다.

관리감독이 주 역할인 기관 중심의 오송보다 연구에 집중하는 기업‧병원‧연구소가 집적된 송도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확한 제시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가 비중치가 큰 재정 지원계획 항목에서 충북보다 경제규모가 큰 인천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중기부는 이날 후보지로 선정된 인천 송도 지역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앵커기업과 함께 송도 세브란스 병원(2026년 예정) 등 병원, 연구소 등이 집약돼 있어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가 중요한 K-바이오 랩허브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부지 무상제공, 높은 재정 지원계획 등 사업계획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결정이 이번 평가에서 일정 정도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이번에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많이 따낸 충북에 K-바이오 랩허브까지 주기에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도의 한 관계자는 "관련부서에서 많은 공을 들인 만큼 K-바이오 랩허브까지 챙겼으면 지난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더불어 겹경사였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오송이 K-바이오 랩허브의 최적지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정치적 결정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고 했다.

K-바이오 랩허브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혁신 기술을 활용해 감염병 치료제, 백신 등 신약개발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비 2500억원과 지방비 850억원 이상을 투입해 창업기업에게 입주공간, 핵심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시설장비등을 제공하고,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단계, 시제품 생산, 인허가, 임상, 마케팅, 벤처캐피탈(VC)펀딩까지 신약개발 전주기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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