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지방분권", '이건희 미술관' 서울 건립에 경남권 강력 반발
입력: 2021.07.07 16:31 / 수정: 2021.07.07 16:31
조규일 진주시장이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예정지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진주=이경구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이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예정지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진주=이경구 기자

조규일 시장 "진주시와 많은 지자체에 허탈감 안긴 결정"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진주=이경구 기자]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하 이건희 기증관)'과 관련 서울 용산과 송현동 2곳을 예정지로 발표하자 경남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우선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위해 힘을 쏟았던 조규일 진주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번 발표는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문화분권과 문화 민주주의 구현이라는 시대적 요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를 외면하고 현재의 문화환경과 여건만 고려해 판단한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앞서 진주시는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위해 '이건희 미술관 유치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서울에서는 유력 출향인사들을 중심으로 재경유치위원회를 결성해 활발한 유치활동을 전개해 왔다.

또한 문체부 장관 등과의 면담과 아울러 삼성가에는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고 경남예고 학생들이 접은 종이학을 문체부와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이 크게 안게 된 조 시장은 "이번 결정은 우리시와 많은 지자체에 많은 허탈감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7일 창원시청 앞에서 이건희 기증관 서울 건립 결정 발표 규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창원시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7일 창원시청 앞에서 이건희 기증관 서울 건립 결정 발표 규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창원시 제공

경남도 역시 이날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경남도는 입장문을 통해 "국가의 주요 문화시설은 모두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 덕수궁, 청주 4곳)도 중부권까지만 설치되어 있다"며 "이에 경남도는 이건희 기증관 만큼은 동남권(부울경)에 건립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영남권 시도지사 회의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전국 공모로 추진해 줄 것을 건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표를 통해 정부는 서울 건립을 결정했으나, 이를 지켜보는 지방은 또다시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국립현대미술관 남부관 건립을 비롯한 국립문화시설 확충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주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창원시청 정문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이건희 기증관 서울 건립 결정 발표 규탄 및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추진위는 "문체부의 발표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적 국정과제로 표방해온 현 정부의 자기부정이며, 수도권 집중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망국적 결정"이라며 "결국 정해진 답을 내놓고, 비수도권 지자체에겐 선심이라도 쓰듯 알맹이를 쏙 뺀 빈 껍데기만 건네주며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이제라도 말로만이 아니라 지방분권 철학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현실 속에 구현해낼 것인지 실사구시와 미래지향적 결단으로 혁신을 단행하라"며 ‘이건희 기증관의 서울 건립 결정을 즉각 철회', '지방 국립문화시설 확충에 대한 구체적 방안 마련',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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