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 유료 주차장조차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불법 주정차…전주시는 불법 주정차 단속 활발[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더팩트>가 지난달 23일 ‘"시민 불편 볼모 전주시 압박"…LH, 법조타운 주차장 용지 알박기 논란’을 보도한 이후 수년간 주차난에 시달려온 전북 전주시 만성동 법조타운 상인들과 주민들이 조용한 현수막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전주시가 분양한 법조타운 구역에 입주한 일부 상인과 이용자들은 유료 주차장조차 없어 선택의 여지없이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1일 오전 전주시 만성동 법조타운 인근 도로.
펜스로 가로막힌 LH의 주차장 용지 인근에는 불법 주차 차량으로 붐볐다. 도로 양쪽은 물론 골목 사이사이 불법 차량들이 들어섰다.
LH가 설치한 펜스에는 ‘주차난에 못 살겠다! LH는 신속히 공용주차장 개방하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펜스 안에는 무성한 잡초 사이에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악취와 벌레들이 들끓었다.
이곳에 불법 주차한 사람들은 혹여나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이 등장할까 봐 불안한 사투를 매일 이어가고 있다.
얼핏 겉으로 보기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신도심의 모습일 수 있지만, 상인들의 얘기를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LH가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인들을 입주시키더니, 이곳에서 면적이 가장 큰 주차장 용지를 폐쇄시키고, 전주시는 불법 주정차 단속을 통해 과태료를 부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힘든데, 공영은 커녕 유료주차장도 없는 식당에 누가 찾아오겠냐"면서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악취·해충 때문에 못 살겠다! LH는 신속히 주차장 부지를 개방하라!‘는 현수막을 내 걸은 한 상인은 "LH가 방치한 주차장 용지에서 악취와 함께 벌레들이 들어와 창문을 열 수 없다"며 "시원한 날씨에도 창문을 닫고 지낸다. 창살없는 감옥이 따로 없다. 입주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변호사 사무실이 몰려있는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전주시와 LH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택지 개발 이익금 어디 쓰고, 예산 지원 한 푼 없는 전주시는 각성하라’는 현수막을 붙였다는 한 법률사무소 관계자.
그는 "이곳 일대가 분양가보다 250% 비싸게 분양돼 LH와 전주시가 천문학적인 이익금을 챙겼을 것이다"며 "이곳에서 생긴 수익금은 어디다 쓰고 예산이 없어 주차장 조성을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주지방법원과 전주지방검찰청 앞에도 LH와 전주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현재 LH는 전주 법조타운에서 가장 큰 주차장 용지를 가지고 있지만, 전주시의 매입이 늦어지자 펜스로 차량 진입을 가로 막고 있다.
더구나 전주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영주차장 조성은 물론 부지 매입도 늦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까지 벌이고 있어 애꿎은 이곳 주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부동산 한 관계자는 "건물의 경우 주차장이 확보되지 않으면, 건물 사용승인이 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건축법이다"며 "결국 LH가 분양한 법조타운이 어떻게 보면 불법 분양 또는 건축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곳에 입주한 뒤 전주시로부터 5장의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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