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 철거현장 붕괴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분향소는 다음달 1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광주 동구청 제공 |
구의회 특위 "과수원에서 갓끈 고친 꼴, 상식 밖"…동구청 "사법기관 두차례 질의 거쳤다"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주 동구청 최봉현 도시관리국장의 명퇴신청이 진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뒷말이 나돌고 있다.
최 국장은 6월 3일 명퇴신청을 했고 청장의 결재를 받아 6월 23일자로 명퇴가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최 국장이 도시개발과, 주민안전과, 건설과, 건축과, 교통과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이들 실과들 중에서 건축과는 학동 붕괴 참사와 직접 관련이 된 부서이다.
학동붕괴 참사는 대통령 특별지시에 의해 경찰청이 현재 대대적 수사에 나선 사건이다.
1차 수사결과도 아직 발표가 되지 않은 상황이며, 이에 따라 의혹이 제기된 인허가 과정이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 소재에 관련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건축과에 소속된 일부 공무원의 관련 혐의가 도마 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 도시개발과 주민 안전, 건설‧건축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도시관리국장의 명퇴신청과 이를 받아들인 동구청의 인사행정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학동참사 구의회 특위위원장인 박종균 의원은 "사과밭에서 갓끈을 맨 행위로 보여질까 염려된다"며 "붕괴참사의 원인이 된 철거공사에 직접 관련된 부서의 총괄 책임자가 조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명퇴를 신청하고 이를 허가한 청장의 행위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의원은 "수사가 종결되고 원인이 규명된 후 개발사업의 총괄국장으로서 책임감있게 구청 차원의 재발방지 개선책까지를 마련한 후 명퇴를 신청했다면 오히려 박수를 받았을 일이다"고 아쉬움을 표명했다.
구청 인사담당 부서인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최 국장은 곧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어차피 업무에서 배제될 입장이었다"며 "사법기관에 두 차례나 질의를 했고 명퇴 신청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공문을 받아 명퇴가 수용됐다"고 밝혔다.
한편 학동붕괴 참사와 관련 현재 14명이 입건됐으며, 광주경찰청이 가까운 시일 안에 1차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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