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야간 공사는 사생활 침해,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인천 건설본부 "교통혼잡 피해야"[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인천시 일대 도로 개보수 작업이 교통혼잡을 우려한 새벽시간에 진행되면서, 소음 등에 따른 시민 불편은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오전 1시경 인하대 후문에서 제운사거리 방향으로 통하는 '인하로' 일대에선 도로 포장 공사에 필요한 대형 트럭, 피니셔, 머캐덤 등의 각종 장비가 도로 한 쪽으로 나열되고 있었다.
특히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 압축 역할을 하는 머캐덤 등 대형 장비에선 이동할 때마다 '삐'하는 알림음이 울렸고, 이 때문에 도로 양쪽에 위치한 주택가 창문에선 하나, 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아스콘을 실은 대형 트럭이 짐칸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소음의 강도는 더욱 심해졌고, 이에 주민들이 하나, 둘 도로 쪽으로 나와 항의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주택가 도로에서 단잠에 빠질 새벽 시간에 공사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주민을 배려하지 않은 공사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인천시내 폭 20m 이상의 시내 주요도로 개보수는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맡고 있으며 지난해만도 약 60여건(상반기 40건·하반기 20건)의 공사를 진행했다. 올 상반기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가 추진하는 공사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3~4일 이상이 소요되며, 대부분 출근시간에 생길 교통대란을 우려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8시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주요도로가 단순히 폭 길이에만 치중되면서 주택가와 인접한 도로도 공사 구간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특히 도로 포장 공사에서 사용되는 도로 포장 절단기는 소리가 110dB에 달해 소음 공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본부는 교통혼잡시 시민들의 민원이 심해 늦은 시간에만 공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공사를 담당했던 본부 관계자는 "낮 시간에 공사를 하면 교통 대란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벽시간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공사 구간에 따라 시간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로 포장 공사에 사용되는 모든 장비는 최신식 장비가 투입돼도 소음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사 규모가 클 수록 소음도 커질 수 밖에 없어 본부가 진행하는 공사 규모상 주택가에 전달되는 소음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로 포장 공사는 소음이 너무 커 고된 작업 중 하나로 꼽힌다"며 "이런 공사를 심야 시간 주택가에서 한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시간을 조율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A씨는 "새벽시간 공사로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교통 혼잡 이유도 중요하지만 개인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공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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