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인하대 학생이 '인경호' 쪽으로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고 있다. 사진/지우현 기자 |
대학들, 보호장구 착용 계도 절실
인천경찰, 1개월 단속에 안전모 미착용이 가장 많은 216건 '적발'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강화된 전동킥보드 단속이 대학교 안에선 미치지 않고 있다.
대학교 안에 조성된 모든 길이 정식 '도로'가 아닌 이유에서다. 대학측의 보호장구 착용에 대한 계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4일 오후 <더팩트>가 찾은 인하대학교 후문 일대는 아무런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모는 학생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한 여학생은 수업에 늦은 듯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후문 안으로 달려오더니 부리나케 전동킥보드를 몰고 어딘가로 내달렸다.
대학교 안쪽 '인경호'가 있는 곳으로 조금 걷자 이번엔 커플로 보이는 학생들이 전동킥보드를 몰고 후문 쪽으로 오고 있었다.
2호관 쪽에선 봉고차 트렁크에서 화물을 꺼내더니 전동킥보드를 이용해 후문 밖으로 운반하는 학생도 보였다. 이들 모두 보호장구는 전혀 착용하지 않았다.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한 학생은 "전동킥보드 관련 법이 바뀐 것을 최근에 알았지만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며 "보호구를 갖고 다니기 불편한데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법을 지키려다 더 큰 사고가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중앙광장 일대서도 보호장구 없이 전동킥보드를 모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친구와 대화를 하며 전동킥보드를 끌고 가는 학생은 물론 매점 쪽으로 전동킥보드를 몰고 오는 학생들 모두 헬멧 등 보호장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A학생은 "학교 곳곳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지만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학생은 드문 편"이라며 "학교 내에서 과속을 하는 학생도 있다. 저도 얼마 전까진 그랬는데 사고를 낼 뻔한 뒤부터 전동킥보드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학측은 자체적인 단속은 어려워 현수막 등을 통해 전동킥보드 등의 관련법 개정안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를 통해 발생한 사고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하지만 사고를 대비해 현수막 등으로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법 개정안을 홍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대 관계자도 "전동킥보드로 발생한 사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학생들이 전동킥보드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진행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단속에선 총 342건이 적발됐다.
적발된 단속 유형은 안전모 미착용이 가장 많은 216건이고 다음으로 인도주행 37건, 신호중침 35건, 무면허 31건, 음주 10건 등이다.
불시 점검으로 한 달 사이 수백여 건의 단속이 이뤄졌지만 단속 지역에서 대학은 제외됐다. 정부가 인정한 도로에만 단속이 한정되면서 교통권이 조성된 일부 대학 외 대부분의 대학이 개인형 이동장치 단속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에 조성된 길이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되면 저희가 단속을 나가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국 대학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계도하는 방법 외에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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