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편 볼모 전주시 압박"…LH, 법조타운 주차장 용지 알박기 논란
입력: 2021.06.23 15:41 / 수정: 2021.06.23 15:41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만성동 법조타운내 LH가 펜스로 가로막은 주차장 용지 인근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즐비하다. /전주=이경민 기자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만성동 법조타운내 LH가 펜스로 가로막은 주차장 용지 인근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즐비하다. /전주=이경민 기자

[확대경]LH, 주차장 용지 펜스로 가로막고 관리방치…주차난에 악취 및 벌레까지 '삼중고'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주차장 부족으로 몸살을 앓는 전북 전주시 만성동 법조타운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차장 용지를 수년째 사용하지 못하게 폐쇄시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LH전북본부가 분양하는 주차장 용지를 전주시의 매입을 재촉하기 위해 시민 불편을 볼모로 알박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주차장 용지는 전주시가 매입 예정이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전북개발공사가 분양 중인 주차장 용지보다 매입이 후 순위로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전주시에 따르면 만성동 법조타운에는 전주지검과 전주지법이 이전하면서 143만4000㎡ 규모의 신도심이 조성됐다.

해당 도시개발 사업은 LH전북본부와 전북개발공사가 구간을 나눠 진행했으며, 현재 이주자택지와 공동주택 5500여 세대 및 일반상가 등이 분양을 마쳐 현재 약 1만6000명의 인구를 수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맞춰 주차장 용지도 2만645㎡ 규모로 LH전북본부와 전북개발공사가 각각 5개소로 나눠 개발해 전주시에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전주시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전체 10개의 주차장 용지 가운데 현재 3개소만 매입했으며, 이 가운데 1개소(66면)만 공영주차장이 조성돼 만성지구 법조타운이 수년째 극심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전북개발공사는 주차장 용지로 개발한 부지 가운데 전주시가 매입하지 못한 나머지 용지를 임시 주차장으로 개방해 주차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23일 전북개발공사가 주차난에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임시 개방한 주차장. 이 때문에 전북개발공사가 개발한 법조타운 일대는 불법 주차가 사라졌다. /전주=이경민 기자
23일 전북개발공사가 주차난에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임시 개방한 주차장. 이 때문에 전북개발공사가 개발한 법조타운 일대는 불법 주차가 사라졌다. /전주=이경민 기자

반면 LH전북본부는 전체 주차장 용지 가운데 면적이 가장 큰 3765㎡의 주차장 용지 전체를 펜스로 에워싸 차량 진입을 봉쇄해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주시는 올해 전북개발공사의 주차장 용지 1곳을 제외하고, 논란의 LH주차장 용지에 대해서는 매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타운 입주 상인 A 씨는 "일부 민간 주차장 용지도 개발 전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개방하고 있는데, 정부가 개발한 주차장 용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펜스로 가로막는 곳은 전국에서 이곳이 처음 일 것이다"며 "결국 LH가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극심한 민원을 야기시켜 전주시가 빨리 매입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법률사무소 관계자 B 씨는 "LH전북본부의 이러한 행태는 ‘알박기’로 보인다"며 "어차피 주차장 용지인데, LH가 공영주차장 조성 전까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전북본부 관계자는 "빈 토지에 쓰레기 불법투기가 잦아 주차장 용지를 잘 관리하기 위해 펜스를 설치한 것이다. 시민들을 위한 임시 주차장 조성이나 펜스 철거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LH전북본부의 해명과 달리 관리도 손을 놓고 있어 무성한 잡초와 웅덩이에 고인 물이 썩어 미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악취와 벌레들이 들끓어 주차난 외에도 입주민들의 고충이 심해지고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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