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사진관] 천안 심야버스 첫 개통에 시민들 기대와 아쉬움 공존
입력: 2021.06.16 14:12 / 수정: 2021.06.16 14:12
천안시 신부동 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심야 버스를 탑승하고 있다. / 김경동 기자
천안시 신부동 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심야 버스를 탑승하고 있다. / 김경동 기자

승객들 대체로 만족... 주취 난동자 탑승 시 기사ㆍ일반 시민 보호 필요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의 모든 시내버스가 종점을 향해 출발하는 그 시각 천안의 밤을 여는 힘찬 심야버스의 시동이 걸린 15일 오후 10시.

대중교통의 지옥이라 불리는 천안시가 그 오명을 벗고자 대대적인 대중교통 개혁에 나선 가운데 그 첫 결과물인 심야버스 운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더팩트>는 이날 개통식 이후 첫 운행인 오후 10시~11시, 11시~12시 양방향 순환 노선을 타면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2시간 운행 동안 심야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모두 14명으로 첫날인 만큼 많은 인원이 이용하지는 않았다. 회식 후 퇴근하는 회사원, 타지역서 통학하는 대학생, 대리기사, 아르바이트생 등 시가 당초 주요 이용 승객으로 예측했던 이들이 대다수였다.

이들 승객은 심야버스 운행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상돈 시장은 이날 개통식을 진행한 뒤 심야버스의 첫 승객으로 탑승해 천안시청부터 신부동 터미널까지 이동해 퇴근했다.

심야버스가 시내를 주행하는 모습. / 김경동 기자
심야버스가 시내를 주행하는 모습. / 김경동 기자

박 시장에 이어 일반 시민으로 첫 탑승한 최가은(23·여)씨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하기 위해 심야버스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시간이 막차시간과 겹치다 보니 때때로 버스 대신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야근을 해야 하는 날은 택시를 이용해야 해 금전적인 부담이 상당했는데 심야버스 개통으로 보다 안전하게 귀가 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울에서 통학을 하는 대학생 이풍혁(26)씨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통학을 하다 보니 종종 늦은 시간에 천안에 도착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차가 시외버스 시간이나 전철 시간과 달라 택시를 이용하거나 부모님이 직접 나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심야버스 개통으로 시외버스를 이용하든 전철을 이용하든 어는 곳에서나 심야버스를 이용해 집으로 갈 수 있게 돼 한결 통학의 부담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심야버스에 탑승한 시민 모습. / 김경동 기자
심야버스에 탑승한 시민 모습. / 김경동 기자

대리운전하는 이들의 만족감도 상당히 높았다.

이날 논산에서 천안까지 대리운전을 했다가 복귀를 위해 천안역까지 심야버스를 이용한 정상연(27)씨는 "천안역에서 논산역까지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가 심야버스를 이용하게 됐다"며 "평소 같으면 택시를 타거나 천안역 인근으로 가는 콜을 받아 이용했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심야버스를 타니 새로운 기분"이라고 반겼다.

성정동에서 손님을 내리고 두정동까지 이동하느라 버스를 이용한 서재훈(60)씨 역시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처럼 나이가 있는 대리 기사들은 킥보드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만큼 심야버스 개통으로 원활한 이동이 가능해졌다"며 "무엇보다 눈이나 비가오는 날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심야버스에 대한 홍보만 이뤄진다면 많은 시민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시내버스 노선도. / 김경동 기자
천안 시내버스 노선도. / 김경동 기자

시행 초기인 만큼 운영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용객 중 현수막이나 시청 SNS, 언론 보도를 통해 운행이 시작된 것을 알고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포털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새로운 노선을 알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일부 포털의 애플리케이션과 천안시 시내버스 애플리케이션에는 심야버스가 등록되지 않았다. 또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는 불만과 함께 노선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첫 심야버스를 운행한 김성현 기사. / 김경동 기자
첫 심야버스를 운행한 김성현 기사. / 김경동 기자

이날 첫 심야버스를 운행한 김성현(64) 기사는 "두 시간 운행을 해본 결과 시행 첫날이다 보니 많은 시민이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승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다만 심야버스 특성상 주취자들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예기치 못한 사고나 사건에 대한 기사들의 대응력 향상 및 보호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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