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구)삼산중 부지 분할 놓고 교육청-건설사 감정싸움
입력: 2021.06.15 17:03 / 수정: 2021.06.15 17:03
순천시 매곡동 (구)삼산중 부지 분할에 관한 교육청과 건설사 측이 체결한 업무협약서와 이를 둘러싼 당시 정황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신설 삼산중 부지에 대한 임대료를 청구하는 등 기현상을 낳고 있다. 사진은 신대지구로 이설하고 남아있는 구 삼산중 전경. /유홍철기자
순천시 매곡동 (구)삼산중 부지 분할에 관한 교육청과 건설사 측이 체결한 업무협약서와 이를 둘러싼 당시 정황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신설 삼산중 부지에 대한 임대료를 청구하는 등 기현상을 낳고 있다. 사진은 신대지구로 이설하고 남아있는 구 삼산중 전경. /유홍철기자

중흥건설 삼산중 부지 소유주로 임대료 요구...부지 분할 방법 의견차로 해결책 '아리송'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 신대지구로 이설한 삼산중학교 부지가 개교한지 1년4개월이 지나도록 중흥건설 소유로 돼 있다. 중흥건설은 신설 삼산중학교 부지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며 교육청에 임대료 부과하고 납부를 독촉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매곡동 (구)삼산중 부지 분할에 대한 교육청과 건설사 측이 체결한 업무협약서와 이를 둘러싼 당시 정황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감정싸움으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교육청과 중흥건설(주), 순천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이 지난 2017년 11월 30일 순천삼산중학교 이설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협약서에 따르면 중흥건설 소유의 신대지구 개발구역 내 학교 용지에 삼산중학교(28학급)이전 및 개교를 위한 공사비 140억원 투입, 학교 시설·건물(2만 453㎡)을 도교육청에 기부하기로 돼 있다.

도교육청도 구도심인 매곡동에 있는 (구)삼산중학교 용지를 신설 삼산중학교 부지로 기부받은 면적과 동일한 크기만큼 중흥건설에 양여키로 했다.

순천시는 기존 (구)삼산중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도록 용도 변경을 추진하며 광양자유구역청은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중흥건설 측은 협약서 체결 이전에 학교 전체 부지를 기준으로 아파트 건설시 출입구 설치가 원활한 앞쪽(동쪽)부지는 신대지구 신설중학교 부지크기인 2만400㎡를 중흥건설이 소유권을 갖고 뒤쪽(서쪽)부지는 순천교육지원청(1만4300㎡)이 들어서는 것으로 최초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순천교육지원청은 몇 달 후 "중흥건설이 소유키로 한 (동쪽)부지에 청사를 이전하고 싶다"며 분할 부지 위치 변경을 중흥건설측에 요청했고, 중흥건설은 "불가입장을 표시했다"고 주장한다.

다시말해 뒤쪽(서쪽) 부지는 "아파트를 건설할 경우 진입로 역할을 해야 할 부지 바로 앞에 순천시 소유 도로(북쪽)가 가로막고 있어 이 도로를 확보하지 못할시 자칫 맹지에 불과해 부지 전체가 쓸모없게 될 위험이 있었기에 교육청측의 요구에 응할 수 없었다"는 게 중흥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순천교육지원청은 이를 해결할 방안 중 하나로 직접 순천시에 요청, 시 소유 도로부지를 A건설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순천시 소유의 도로를 확보하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부지 교환에 최종 동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순천시는 도로 확장이나 관리 차원에서 도로에 대한 용도 폐지나 매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중흥건설과 전남도교육청 등이 체결한 업무협약서에 첨부된 (주)삼산중 부지 분할 협의안. 교육청측은 이 안을 고수하고 있다.
중흥건설과 전남도교육청 등이 체결한 업무협약서에 첨부된 (주)삼산중 부지 분할 협의안. 교육청측은 이 안을 고수하고 있다.
중흥건설측이 구 삼산중 부지 분할을 요구하고 있는 부지 활용방안. 이 안은 당초 협약서 작성 이전에도 요구했다가 양보했던 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흥건설측이 구 삼산중 부지 분할을 요구하고 있는 부지 활용방안. 이 안은 당초 협약서 작성 이전에도 요구했다가 양보했던 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흥건설 측은 부지 주변의 시유지 매입이 어려워지자 양여 받은 부지가 맹지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협약서에 첨부된 도면과 다른 위치인 (구)삼산중 앞쪽(동쪽)부지를 중흥건설이 소유하는 변경안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순천교육지원청은 전후 사정은 알 수가 없는 일이고 문서로 서명된 협약서가 모든 판단의 근거일 뿐이어서 협약서대로 하면 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구나 협약서에 첨부된 기부채납원에 따른 분할계획서와 회사 측이 제출한 기부채납원은 도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까지 승인을 마쳤기에 위치 변경에 대한 근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여 부지의 위치 변경이나 순천시의 협조도 난관에 부딪히자 중흥은 순천시교육청을 상대로 신대지구 삼산중학교 토지 사용에 대한 임대료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흥건설 측은 신대지구 신설 삼산중학교 부지에 대한 임대료를 요구하면서 (구)삼산중 부지의 위치변경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중흥건설 측의 협약서 체결 당시의 정황 주장은 구두상 약속일 뿐 명시화된 것은 없다. 사태 해결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하고 있고, 순천교육청 측도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흥건설 측은 "지역의 교육 발전을 위해 맞교환 한 부지 감정평가액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남에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수백억을 들여 학교를 새로 지어줬는데 돌아온 것은 배신과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갑질 뿐"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부지 변경에 동의할 경우 임대료 요구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직 교장 출신 한 관계자는 "중흥건설이 신대지구 개발과 아파트 건축을 계기로 어려웠던 회사가 기사회생했고 굴지의 건설사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학교와 학생을 볼모로 삼는 듯한 태도는 대기업의 자세는 아니다"고 아쉬워 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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