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 복구 안돼 올해 농사도 포기"… 천안시, 작년 수해 농가 '한숨'
입력: 2021.06.14 15:14 / 수정: 2021.06.14 15:14
집중호우 피해 복구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농사를 포기해 비닐하우스가 텅 빈 채 놓여있다. / 김아영 기자
집중호우 피해 복구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농사를 포기해 비닐하우스가 텅 빈 채 놓여있다. / 김아영 기자

오이 농가 "공사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더팩트 | 천안=김아영 기자]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 복구가 아직 안되서 일부는 올해 농사도 포기했어. 이대로 두면 올해 또 물난리 날거야."

지난해 8월 200㎜가 넘는 폭우로 피해를 입은 충남 천안시 병천면 가전리의 한 오이농가. 14일 오이농가 주인 A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지 1년이 다 돼가지만 마을 곳곳에는 아직 복구를 기다리는 손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농사를 포기해 텅빈 비닐하우스에는 말라붙은 흙이 갈라져 있고, 잡초만이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물이 넘쳤던 하천 인근에는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한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하천법 제33조에 따라 무단으로 점용할 수 없다'는 경고문이 있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밭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물이 넘친 하천 인근에 임시 둑과 밭이 자리잡고 있다. / 김아영 기자
지난해 집중호우로 물이 넘친 하천 인근에 임시 둑과 밭이 자리잡고 있다. / 김아영 기자

하천 곳곳에 임시로 막아놓은 둑은 평소 내리는 비에도 무너질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었다.

주민들은 "임시 둑이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어 올 여름 장마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오이 농사를 하는 A씨는 "하천 인근에 밭을 다 밀어내고 깊이 파든지 둑을 세우든 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며 "1년, 2년 걸리는 공사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올 여름이 오기 전에 공사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치인들이 방문했을 때부터 올해 4월까지도 건의를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다들 올해도 무너지면 어쩔 수 없지 하고 포기한 상태다. 올해도 물난리가 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천안시는 이날 브리핑을 갖고 하천 재해 복구사업을 벌여 지방하천 20개소 중 85%의 공사 공정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소하천 55개소 중 54개는 기능 복구 사업을 완료했으며, 이달 말 우기 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우기 전에 재해복구 사업을 완료해 동일한 하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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