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오거돈', 양형조사 신청…결심공판 21일로 '연기'
입력: 2021.06.08 16:07 / 수정: 2021.06.08 16:07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8일 오전 10시 301호 법정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시작했으나  오 전 시장 측이 양형조사를 신청하면서 결심공판을 21일로 연기했다./부산=조탁만 기자.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8일 오전 10시 301호 법정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시작했으나 오 전 시장 측이 양형조사를 신청하면서 결심공판을 21일로 연기했다./부산=조탁만 기자.

피해자, "제2, 제3의 권력형 성범죄자들 막기 위해 선례 만들어야" 엄벌 호소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하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형이 연기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8일 오전 10시 301호 법정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으나 오 전 시장 측이 양형조사를 신청하면서 결심공판은 21일로 연기됐다

양형 조사는 재판부가 선고를 위해 양형을 합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양형 요소가 될만한 자료들을 수집·조사·평가하는 제도다.

이날 재판 시작 5분전 법원 후문에 모습을 나타낸 오 전 시장은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01호 법정으로 이동했다.

법정 앞에서도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듭거듭 죄송합니다"는 말을 남기고 법정으로 이동했다.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부산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추행범 오거돈에게 중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부산=조탁만 기자.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부산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추행범 오거돈에게 중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부산=조탁만 기자.

이에 앞서 부산지법 앞에선 부산성폭력상담소 한 관계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A 씨가 사전에 전한 편지를 대신 읽었다.

A씨가 적은 편지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4월 7일 오거돈 때문에 모든 생활이 엉망진창이 됐다. 샤워기 틀고 칼을 쥔 채 화장실에 혼자 앉아 있다 잠이 든 적도 여러 번이며 해가 떠 있을 때는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아 불을 다 꺼놓고 산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또 "밤에는 누가 몰래 들어와 죽일 것 같아 온 집안 불을 다 켜놓고 지내다 해가 뜨는 걸 보고 잠이 든다"면서 "가족, 친구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일로 마음 아파하고 영향을 받고 있다. 그냥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숨 쉬는 게 민폐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전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이 합의를 시도했다"고 밝히면서 "재판을 한 달 앞두고 변호사가 오거돈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본 후에 정말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그랬는지, 얼마나 뉘우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반성도 없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제2, 제3의 권력형 성범죄자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마땅한 선례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호소하는 말도 전했다.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 부산시청 여직원을 성추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다시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사퇴 직전인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또 다른 직원를 추행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강제추행치상)을 받고 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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