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이건 뭐임?' 유천호 강화군수의 유별난 '땅 사랑'
입력: 2021.06.07 00:00 / 수정: 2021.06.07 08:55

유천호 강화군수가 자신의 이름을 딴 전원주택지를 분양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강화군 선원읍 지산리에 내걸린 걸개막./강화= 차성민기자
유천호 강화군수가 자신의 이름을 딴 전원주택지를 분양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강화군 선원읍 지산리에 내걸린 걸개막./강화= 차성민기자

자신의 이름을 딴 전원주택지 조성 후 분양으로 십수억원 ‘이익’ …지역사회 '술렁'

[더팩트ㅣ인천=차성민기자] 섬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강화도. 역사적인 유적지와 인천의 대표적 관광지로 유명한 섬마을에 최근 수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군수의 이름을 딴 마을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더팩트 이슈추적’. 오늘의 이야기는 유천호 강화군수의 유별난 땅 사랑에 대한 내용입니다.

인천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강화군 지산리 마을회관. 마을 주민들은 유천호 군수 이름을 딴 마을의 실체를 알고 있지 않을까.

<마을주민>

"(유천마을 어디인지 아세요?)여기 돌아가면 산인데. 왜? 거기 유천호 군수가 산 곳이야. 길 없는거 싸게 샀지. (싸게 샀어요?) 싸게 샀지. 길 없는거. 맹지니까. 얼마주고 샀어요? 물어보니까 '싸게 샀어요'라고만 하지 말을 안하더라고."

취재진은 동네 주민들이 알려준 소문의 진원지로 가봤습니다. 취재진이 마주한 것은 대형 걸개막.

걸개막에는 ‘유천마을’ 이라는 주택단지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실제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 땅은 유천호 군수의 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천호 군수의 이름을 딴 전원주택 마을이 있다는 것은 '뜬 소문'이 아닌 실제 존재하는 마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유천호 군수는 언제 이 땅을 매입했을까.

유천호 군수는 당초 지번이었던 358-2지번의 1402평(4635제곱미터)의 땅을 지난 2007년도에 2억 3850만 원에 매입합니다.

유천호 군수는 2012년 4월 25일 보궐선거로 당선됐고, 재임기간 기간인 2013년 강화읍 지산리 359-5번지 81평 (270제곱미터)의 땅을 5090만 원에 추가로 매입합니다.

진입도로가 없어 사실상 ‘맹지’였던 땅에 도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땅을 매입한 겁니다.

군수 재임 시절, 맹지였던 땅이 개발 가능한 땅으로 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천호 군수는 재선에 실패한 2016년 11월, 전원주택단지를 본격적으로 진행합니다.

유 군수는 2007년도에 매입해 뒀던 땅을 10개 필지로 쪼갰습니다.

지금의 전원주택지로 나뉜 모습으로 뼈대가 세워 진겁니다.

유 군수는 2016년도에 강화군으로부터 개발행위를 허가받고 전원주택지 조성에 본격 착수합니다.

그리고 유 군수는 취임 직후, 자신의 땅을 본격적으로 분양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민선 7기 군수로 당선된 지 2달 뒤인 2018년 8월에 지산리 358-7번지의 땅을 A씨에게 분양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이 땅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분양 대행사에 물어봤습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

"평당 130만 원이고요. 지금은 분양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유천호 강화군수가 조성하고 있는 강화 유천마을./강화=신종진기자
유천호 강화군수가 조성하고 있는 강화 유천마을./강화=신종진기자

분양 대행사 설명처럼, 유천호 군수가 주택단지를 평당 130만 원에 판매했다면 유천호 군수가 벌어들인 분양 가격은 총 20억 원에 달합니다.

땅 구입비로 쓴 돈이 3~4억 원인 점과 임야를 주택단지 토목공사 비용인 약 3억 원 정도를 감안하면 십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인천지역 지자체 관계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인천지역 현직 A 구청장>

"임기내에 본인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도덕적인 문제가 있을수는 있죠.그런 부분들은 될 수 있으면 안하는게 낫죠. 돈 벌려고 들어온 게 아니니까. 아니, 저 같았으면 안했어요.괜히 구설수에 오를 필요도 없고,임기가 끝난 뒤에 하면남들이 보더라도 깔끔하게 볼 수 있으니까."

특히 현직 군수가 분양하는 땅을 사업가나 공무원이 사게 되면, 뇌물성 구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

"법적으로 당장 문제가 없을 수 있어도 본인의 이름을 따서 분양 하는거는 굉장히 오해의 요소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래 내역들이 불법적인 사안이 있는지 여부는수사 기관에서 조사를 해서 투명하게 규명하는 것도 필요 하다고 봅니다. "

<김송원 인천경신련 사무처장>

"분양의 결과가 혹시 뇌물성 거래가 있지는 않은지, 의혹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 유천호 군수는 취재 거부 의사를 밝혔왔습니다.

<강화군 관계자>

"일단은 취재하시는 것과 관련해서 인터뷰 하실 의사는 없으시구요. 그냥 강화군에 오실 것 같으시면 언제든지 만나실 의향이 있지만 이런 개인적인 취재로 오시는 것은 취재에 응하시는게 어렵다고 말씀하시네요."

군수로 재임하면서 자신의 땅을 팔고 있는 유천호 군수, 이 과정에서 불법 행위는 없었는지, 또 누가 그 땅을 산 건지,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더팩트 차성민입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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