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취지 부정 지나치다", 시민 "재테크 특공 폐지 당연"[더팩트 | 세종=이훈학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특공)을 10년 만에 전면 폐지키로 하자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정주를 돕기 위해 도입된 제도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과 공무원의 재테크로 변질된 특공은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당정은 28일 국회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갖고 특공 제도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의 특공 논란에 이어 유사한 사례가 속출한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에 공급된 아파트는 9만 6746가구다. 이 중 26.4%인 2만 5636가구가 공무원 등 이전기관 종사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당정은 특공 제도가 당초 취지를 상당 부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특공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한 직원들도 있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 선의의 사람들에겐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면서 "특공 제도에 휩싸인 의혹과 논란이 많았던 것은 알지만 이 제도의 취지가 완전히 부정 당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당장 주거 계획에 차질이 생길 공무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소속 직원들이다. 내달부터 세종시로 이전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중기부의 한 직원은 "실제로 거주하기 위해 특공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늘 소식에 놀랐다"며 "이전기관 공무원들의 거주를 돕기 위한 이 제도가 변질돼 괜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일부기관 이전을 앞둔 상황에서 행정수도 완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정수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 대표는 "특공 폐지보다는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수요를 위해 특공이 필요한 공무원이 많다"며 "특공이 폐지되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행정수도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실수요자의 청약 기회 확대와 위법이 난무하는 특공은 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 소담동에 사는 박모씨(35)는 "주변에 공무원 상당수가 특공을 이용해 시세 차익을 얻고 집을 팔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실수요자의 기회를 박탈하는 특공은 지금 당장이라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무주택자들에게 기회가 생길 것 같다"면서 "특공을 폐지해 공무원들이 세종시를 재테크의 땅으로 만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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