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 1년] ② 현장은 여전히 '어렵다'
  • 김경동 기자
  • 입력: 2021.05.27 08:00 / 수정: 2021.05.27 08:00
지난해 6월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으로 숨진 A군을 위해 만들어진 추모공간에 적힌 시민들의 편지. / 독자 제공
지난해 6월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으로 숨진 A군을 위해 만들어진 추모공간에 적힌 시민들의 편지. / 독자 제공

지난해 6월 천안에 살고 있는 9살 A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좁디좁은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방치됐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A군을 가방에 가두고 학대를 한 B씨(A군 친부와 사실혼 관계)는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 후 아동학대 조사권의 지자체 이전, 즉각분리제 시행 등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더팩트>는 지난 1년여 간의 우리 사회의 변화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전담공무원 및 전문기관 인력 부족...세분화된 매뉴얼 제작 시급[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일명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 학대’ 사건 이후 아동학대 조사권의 지자체 이관 및 즉각 분리제도 시행 등 초기 대응을 위한 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하지만 조사인력 부족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의 부족이다. 현재 천안시 아동보호팀은 아동학대전담공무원 9명과 아동보호 전담요원 4명 등 총 13명이다. 이중 아동학대 현장 조사와 학대를 판단하는 공무원은 9명으로 그나마 현 인원이 충원된 것도 지난해 11월에나 되서였다.

지난해 발생한 701건의 신고 건수를 기준으로 공무원 1명당 78건의 사건을 담당한 셈이다. 복지부 권고 사항인 신고 건수 50명당 공무원 1명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더욱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의 업무 인수인계로 그 동안 조사를 진행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 인력까지 조사에 참여하다 보니 사례 관리를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에 대한 인력난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천안지역 아동학대 사례 관리를 하는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의 경우 19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관장과 사무원, 심리치료사 3명을 제외하면 총 16명의 직원이 사례 관리와 현장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공무원의 현장 출동을 지원하는 조사지원팀 4명을 두고 있지만 일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이 마저도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천안시는 지난해 7월 아동보육과 아동보호팀을 신설하고 아동 학대 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전문인력 부족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아동보호팀 모습 / 천안=김경동 기자
천안시는 지난해 7월 아동보육과 아동보호팀을 신설하고 아동 학대 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전문인력 부족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아동보호팀 모습 / 천안=김경동 기자

아동 학대를 조사하는 전담 공무원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의 필요성과 현장 상황에 따른 세분화된 매뉴얼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을 출동하는 전담 공무원의 경우 팀 배치와 함께 의무교육을 이수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문성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공무원의 교육시간 증가와 사례 중심의 세분화된 현장대응 매뉴얼 작성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공무원의 특성 상 순환 배치가 불가피해 전문성을 가진 인력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각 분리제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아이들을 보호하는 전문시설의 확보 및 정서적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상담사의 충원도 필요하다.

학대 아동 중 낯선 환경에 대한 부적응과 부모와 분리된 상황에서의 정서적 불안을 호소하며 원가정 복귀를 희망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안정시키고 필요한 구호 조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서 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충원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도 인력이 많다고 평가받는 우리 기관과 천안시도 인력이 부족하다"며 "조사지원팀을 포함한 16명의 상담사가 당직 체계로 야간 근무를 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일선 직원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고, 전담 공무원에 대한 전문적인 추가 교육 필요성도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 아동보호 전문 기관에서 하던 일을 단기간에 공무원이 모든 노하우를 전수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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