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 1년] ⓵ 체계적 대응 전환점이 되다
  • 김경동 기자
  • 입력: 2021.05.26 08:00 / 수정: 2021.05.26 08:00
천안시는 지난해 7월 아동학대 전담 부서인 아동보육과 아동보호팀을 신설하고 아동학대 신고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한 인력을 충원 했다. 사진은 천안시 아동보호팀의 아동학대 진술 녹화실 모습 / 천안=김경동 기자
천안시는 지난해 7월 아동학대 전담 부서인 아동보육과 아동보호팀을 신설하고 아동학대 신고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한 인력을 충원 했다. 사진은 천안시 아동보호팀의 아동학대 진술 녹화실 모습 / 천안=김경동 기자

지난해 6월 천안에 살고 있는 9살 A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좁디좁은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방치됐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A군을 가방에 가두고 학대를 한 B씨(A군 친부와 사실혼 관계)는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 후 아동학대 조사권의 지자체 이전, 즉각분리제 시행 등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더팩트>는 지난 1년여 간의 우리 사회의 변화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조사권의 지자체 전환 및 즉각 분리제도 시행 앞당겨[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학대 범죄 처리에 일대 전환점을 가져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아동학대 사건 중 두 가지 사례가 시스템적인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평가한다.

2013년 벌어진 울산 이서현 어린이 사건이 그 첫 번째로 아동 학대에 대한 특례법이 제정돼 아동 학대로 인한 살인죄 적용이 가능해졌다. 또, 어린이집 교사, 초·중·고등학교 교사, 의사, 학원 강사 등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 지정됐다.

그로부터 정확히 7년 뒤에 벌어진 일명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학대의 조사권의 지자체 전환 및 즉각 분리제도 시행을 앞당겼다는 평가다. 천안시의 경우 관련 법령 개정에 따라 지난해 10월까지 출범시키려던 아동보육과 아동보호팀을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 이후 한 달 여만인 지난해 7월 출범시켰다.

아동학대 조사권의 지자체 이관은 그 동안 민간영역(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진행한 조사를 공무원이 갖게 됨으로써 아동학대 조사에 대한 공권력의 개입이 가능케 됐다는 의미가 있다.

조사권의 지자체 이전 이후 아동학대 신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20건이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8년 537건, 2019년 479건에서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진 2020년에는 701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16일 기준 338건이 신고 접수됐다.

이는 의무 신고자 외에 일반인들의 신고가 증가한 것으로 ‘천안 캐리어 가방 아동학대’ 사건 이후 사회 전반적인 관심이 증가인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 관계자는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 후 이웃들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상당히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는 단순히 아동학대 사건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한 신고의 증가로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천안에서 가방에 갇혀 숨진 A군을 추모하기 위해 주민들이 추모공간을 만든 모습. / 천안=김아영 기자
지난해 6월 천안에서 가방에 갇혀 숨진 A군을 추모하기 위해 주민들이 추모공간을 만든 모습. / 천안=김아영 기자

아동학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원가정 복귀 원칙도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된 후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는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즉각분리제’ 선도 지역으로 지정돼 1년에 2차례 이상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과 현장 조사에서 조사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아동을 보호자와 분리 조치했다.

그 결과 지난해 701건의 아동학대 신고 중 단 10%인 77건만 분리 조치된 것이 2021년에는 338건의 신고 중 21%인 72건이 분리 조치됐다.

특히, 시범 기간인 지난 3월에 발생한 44건의 신고 중 47%인 21건을 분리 조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사렛대학교 석말숙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그 동안 아동학대 사건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초기 조사 시 공무원 등 공권력의 개입과 즉각 분리제도 였다"며 "전통적인 대한민국의 정서상 아이 교육을 위해 체벌하는 것이 당연시됐고 이것이 아동학대로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초기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와도 민간 영역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특히 보호자와의 분리는 더욱 어려워 대형 사건으로 이어지곤 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된 만큼 적극적인 초기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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