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배우자 일가에 일감 몰아 주고, 고속 승진도 챙긴 전주시 공무원
입력: 2021.05.17 14:07 / 수정: 2021.05.17 15:26
전주시 A 간부 배우자 일가 소유 건설회사. /그래픽=이경선 기자
전주시 A 간부 배우자 일가 소유 건설회사. /그래픽=이경선 기자

전북 전주시청 간부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배우자 일가가 소유한 다수의 건설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감사에 적발됐지만 경징계를 받았다. 전주의 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공무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더팩트>는 해당 간부 공무원 A 씨가 과거 건설과장으로 재직 시 배우자 일가 건설회사들의 움직임을 추적해봤다.

A 씨는 2017년 7월 7일 완산구청 건설과장 직무대리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맡은 업무는 전주시 완산구 관내 도로 및 인도, 교량 유지·보수공사 등으로 이날부터 2019년 1월 12일까지 총괄 책임자였다.

배우자가 건설회사 2개 운영 중인데, 건설과장으로 부임한 A 씨

당시 A 씨의 배우자 B 씨는 ㄱ건설회사와 ㄴ건설회사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A 씨 부임 당시 ㄱ건설회사는 전주시의 교량 내진보강공사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게다가 ㄱ건설회사가 교량 공사 진행 중 공사비 3000여만 원의 증액을 요청하자 승인해 줬다.

ㄱ건설회사 본점은 전주시 완산구이며 포장공사, 철근·콘크리트공사, 상하수도 공사업이다.

ㄴ건설회사도 본점이 전주시 완산구이며 철근·콘크리트공사, 건축공사, 토공공사 등이다. ㄴ건설회사는 2020년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결과 2019년 당시 기술인력 미달 사유로 영업정지 5개월 처분을 받았다.

남편이 건설과장되자, 배우자는 언니와 함께 신규 건설회사 설립

A 씨가 본격 업무를 시작한 지 2달 후인 9월 8일. 배우자 B 씨는 ㄷ건설회사를 추가로 설립했다. ㄷ건설회사는 ㄱ건설회사로부터 4개 면허를 분리해서 만든 회사로, B 씨가 대표를 맡고 처형인 C 씨가 이사를 맡았다. ㄷ건설회사의 주요 업종은 포장공사업과 철근·콘크리트공사, 상하수도설비공사, 시설물유지관리업 등이다.

이후 ㄷ건설회사는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전주시로부터 모두 11건의 공사를 수주했으며, 계약 금액은 총 6억 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1건이 1:1 수의계약이다.

ㄷ건설회사는 2018년 3월 23일께 실태조사에서 건설업 등록기준인 자본금 미달이 적발돼 4월 6일부터 9월 5일까지 영업정지처분을 받았다.

특히 ㄷ건설회사는 같은 해 7월 10일께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공사 중 일부 공사에 대해 다른 건설회사에 건설업 등록증을 대여해준 것이 적발돼 건설업 등록말소처분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일 뒤에, ㄷ건설회사는 전주시로부터 ‘건설업 윤리 및 실무교육 이수’를 사유로 영업정지 기간을 감면을 받았다.

A 씨 동서 건설회사도 충남 부여에서 완산구로 본점 이전

ㄹ건설회사는 동서인 D씨가 대표이사이고, 2012년 3월 14일부터 충남 부여군에서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A 씨가 2017년 7월 7일 전주시 완산구청 건설과장으로 발령을 받자, 3개월 뒤인 10월 23일께 본점을 충남 부여군에서 전주시 완산구로 이전했다.

이로써 A 씨 배우자 일가 건설회사 4곳이, A 씨가 근무하는 완산구 관내로 모두 집결했다.

ㄹ건설회사는 전주시 완산구로 본점을 이전한지 한 달도 채 안 된 11월 15일부터 전주시 완산구청과 1:1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2018년에는 전주시 완산구청에서 발주한 1인 수의계약 포장공사에서 ㄹ건설회사가 33%를 독점했다.

수의계약은 경쟁이나 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전주시가 임의로 공사 업체를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을 뜻한다.

ㄹ 건설회사도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ㄹ건설회사의 업종은 역시 3개의 회사와 마찬가지로 포장공사업, 포장공사업과 철근·콘크리트공사, 상하수도설비공사, 시설물유지관리업 등이다.

이후 A 씨의 배우자 일가 건설회사는 전주시 관내 입찰에 함께 참여해 낙찰 확률을 높였다.

실제 전주시가 발주한 한 입찰 공사에서 ㄷ건설회사와 ㄹ건설회사가 나란히 입찰에 참여했으며, 이들의 투찰금액 차이는 5000 원에 불과했다.

A 씨가 건설과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배우자 일가 건설회사에 직접 결재한 건은 총 58건이었다.

A 건설과장 직무대리가 배우자 일가 건설회사와 셀프 결제하고 일감을 몰아주는 사이 2018년 1월 9일 과장으로 직급 승진했다. 이후 3년 뒤인 2021년 1월 6일에는 전주시 국장급(서기관)으로 직위승진했다.

전북도 감사관실은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2월 23일까지 감사를 벌여 A 씨가 완산구청 건설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공직자윤리법과 공무원 행동강령 등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전주시에 ‘지방공무원법 제72조’에 따라 경징계 처분을 주문했다.

하지만 A 씨는 "공무원 행동강령 내용을 알지 못했고, 자신이 직접 결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서 건설회사가 체결한 수의계약은 시행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경징계 요구도 감경해 달라고 재심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지난 11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해 ‘감봉 3개월’ 처분으로 징계 의결했다.

전주시민단체 관계자는 "A 씨의 감봉 3개월 처분은 솜방망이 처벌이다. 만약 전주시가 A 씨의 직위를 해제하지 않으면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더팩트>는 전주시와 A 씨에게 배우자 일가 건설회사 이동과 신규 설립 및 일감을 몰아준 이유와 경위 등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하고, 메모도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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