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죽음 믿기지 않아"…'평택항 사고' 청년 누나의 호소
입력: 2021.05.08 12:02 / 수정: 2021.05.08 12:02
경기 평택항 하역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300kg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 씨의 누나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경기 평택항 하역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300kg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 씨의 누나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동생 탓하는 회사…왜 발뺌하나"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경기 평택항 하역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300kg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23)씨의 누나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자신을 이선호 씨의 둘째 누나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이 씨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을 독려하는 글에 "이거 내 동생 이야기인데 아직 믿기지도 않고 실감도 안 난다"며 장문의 댓글을 달았다.

A씨는 "자기 용돈 자기가 벌어서 부모님 손 안벌릴려고 알바했는데 갑자기 떠날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며 "지난달 22일 또 통화하자고 끊은 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선 책임자가 계속 지시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안전모 안 쓴 동생을 탓하고 있다"며 "목격자 증인도 있는데 왜 발뺌을 하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A씨는 "한강사건의 그분도 동생과 나이가 비슷해 마음이 착잡했다"며 "왜 이제 꽃피울 청년들을 데리고 가는 건지, 그런데 그 사건하고는 너무도 달라 기사화도 너무 적다"고 했다.

이 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하던 중 300kg가량의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사고 당시 이 씨는 안전관리자나 수신호 담당자 등이 없는 가운데 현장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교육이나 장비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징부와 경기공동행동 등으로 구성된 '고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6일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 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8일 오전 11시30분 기준 7만1천명이 넘는 청원수를 기록했다. 청원인은 "지금 이 시간 많은 청년들 또는 중장년들이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망한다"며 "장비에 대한 관리 소홀,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산재로 인한 사망에 보상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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