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직원, 백혈병 환자에 조혈모세포 극적 기증 '화제'
입력: 2021.05.07 17:42 / 수정: 2021.05.07 18:12
혈액암 환우에 기증 약속 12년 만에 극적으로 조혈모세포를 기증, 화제의 인물인 된 포스코 광양제철소 박현수 대리가 업무 중 하트 표시로 사랑의 마을을 전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혈액암 환우에 기증 약속 12년 만에 극적으로 조혈모세포를 기증, 화제의 인물인 된 포스코 광양제철소 박현수 대리가 업무 중 하트 표시로 사랑의 마을을 전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박현수 대리, 기증 서약 12년만에 0.00005% 유전자형 일치 확률 뚫고 혈액암 환우에 선행

[더팩트ㅣ광양=유홍철 기자]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하는 박현수 대리가 유전자형 일치 확률이 0.00005%에 불과한 혈액암 환우에 기증 약속 12년 만에 극적으로 조혈모세포를 기증,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 대리는 지난 2월 '조직적합성향원(HLA) 유전형이 100% 일치하는 환자를 찾았다'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의 전화를 받았다.

박 대리는 12년 전인 2009년도에 헌혈을 하던 중 '혈액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에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서 혈액암을 완치 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했다. 기증서약 조차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차에 뜬금없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린 것은 유전자형 일치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 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조혈모세포 이식에는 환자와 기증자 간 조직적합성항원(HLA)형의 일치여부에 달려있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환자와 기증자 간 일치 확률은 부모는 5%, 형제자매는 25%에 불과하다. 하물며 타인은 0.00005%에 불과해 기증을 위해 수년에서 수십 년을 기다려야 가능한 일이다.

조혈모(造血母)세포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골수'라는 말과 함께 쓰인다.

골반 뼈, 척추, 갈비뼈 등 뼈 내부에 있는 골수에서 생산되며 성인의 경우 골수에 약 1% 정도의 조혈모세포가 존재한다.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는 기증 후 2~3주 안에 기증 전 상태로 회복된다.

수술을 최상의 컨디션에서 임할 수 있도록 포스코 회사차원에서 수술 일정에 맞춰 근무편성을 조정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박 대리는 광양에서 자동차로 4시간이 넘는 거리인 서울의 한 병원까지 이동해 이틀에 걸쳐 기증에 참여했다.

협회 측이 수여자의 신분을 비공개로 다루기 때문에 박 대리는 수여자의 얼굴이나 이름을 전혀 모른다.

박현수 대리는 "가족과 회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살짝 고민이 생겼다. 하지만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할지 생각해보니 망설일 일이 아니라 생각에 용기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는 이어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지만 꼭 완치하셔서 건강해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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