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세종공장 입구./이훈학 기자

공장 인근 상인 및 낙농가 피해 불가피

[더팩트 | 세종=이훈학 기자] "남양유업 세종공장 직원분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데 공장이 영업정지 당하면 우리도 영업정지 당하는 꼴입니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이 위치한 장군면 봉안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세종시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의 영업정지 사전처분 통지를 내리자 인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생계가 달린 공장까지 문을 닫으면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허위·과장 광고로 보고 남양유업 관할 지자체에 행정 처분을 의뢰하고,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세종시는 공장에 2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사전 통보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측의 의견을 검토한 뒤 최종 처분을 확정하게 된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 또는 10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가장 무거운 행정처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영업정지 명령이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내려질 경우 세종지역 자영업자, 대리점주, 낙농가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이 자리한 곳은 지역 특성상 유동 인구가 적어 인근 자영업자들은 남양유업 세종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공장 가동이 인근 자영업자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는 것이다.

남양유업 세종공장 인근에 위치한 상가에 편의점 식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이훈학 기자

남양유업 세종공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 식당의 주요 고객은 남양유업 직원"이라며 "이분들이 영업정지로 쉬게 된다면 식당을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식당의 한 종업원은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때문에 심란한데 남양유업 세종공장 영업정지를 당하면 문을 닫을 생각"이라며 "그만큼 우리 가게의 매출을 차지하는 분들이 공장직원들"이라고 한숨지었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원유를 공급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종시 낙농가들의 시름도 깊다. 코로나19로 원유 공급이 10% 감축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원유 공급이 중단될 상황에 부딪혔다.

유병철 세종낙농연합회장은 "원유 공급량이 줄어진 상황에서 하루에 1~3t 정도 원유를 세종공장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힘든 상황"이라며 "공장이 영업정지되면 낙농가들의 피해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제품의 약 40%를 책임져 공장 가동 중지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대리점이다.

지역 내 한 대리점 관계자는 "공장이 영업정지되면 분명히 피해가 있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