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후배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흉기로 찔러 살해한 중국 국적의 해외동포가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픽사베이

재판부 "인간의 생명 가치 침해하는 살인죄는 엄벌 물어야"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중국 국적의 해외동포 간에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인사건이 일어나 피고인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졌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지난해 고향(중국 연변) 선, 후배 사이인 지인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41)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중국 국적의 해외동포로 약 3년 전 한국에 입국해 같은 고향 후배인 B(32, 중국 국적)와 만남을 가져 왔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6월쯤부터 B씨에게 도박자금 2800만 원을 수회에 걸쳐 빌려줬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B씨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돈을 돌려 받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A씨는 B씨가 거주하는 경남 창원 의창구 팔용동 소재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며 B씨가 운영하는 마사지업소 홍보일 등까지 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사건이 벌어진 지난해 9월, 저녁 무렵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A씨와 B씨는 일행과 함께 저녁 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난 후 A씨는 원룸에서 쉬고 있었지만 B씨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욕설을 하자 말다툼으로 번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이제는 형님이라 부르지 마라, 돈을 빨리 같아라"라고 말하자 B씨는 "형님이고 나발이고, 경남에서 내가 칠성파 오야봉이다"라고 맞받아치며 폭력이 오갔다.

이후 짐을 챙겨 원룸에서 나온 A씨에게 B씨는 재차 전화를 걸어 "동생들 데리고 가니까 기다려라.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분을 감추지 못한 A씨는 흉기를 들고 B씨와 만나 복부와 흉부 등을 손잡이가 부러질 때까지 찌르고 땅바닥에 쓰러진 B씨의 머리 부위를 수차례 밟아 숨지게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데,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하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 회복을 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며, 이에 따라 그 법적 책임도 엄하게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당시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끼며 살해를 당했을 것을 경험칙상 인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이 살해 행위 자체를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와 사귄지 5일 된 태국 국적의 C(41)씨는 이날 A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