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연대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9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이‧통‧반장 임명 관련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영재 기자

2016년 해외연수 당시 성추행 이장 2명 현직 복귀

[더팩트 | 청주=김영재 기자] 2016년 9월 하순 충북 청주시의 한 면지역 이장협의회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4박5일 일정의 연수를 떠났다.

이 해외연수가 가이드로 동행한 여행사 여직원 2명에게는 악몽 그 자체였다.

이장 3명이 이동하는 버스에서 민감한 신체부위를 만지고 입에 담기 힘든 성적 발언도 모자라 스마트폰으로 ‘야동’을 버젓이 시청했다.

1명은 아예 연수 첫날부터 일정 내내 성매매 알선을 요구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일탈에 대해 다른 연수 참가자들은 모른 체했다.

참다못한 여직원이 연수에 함께 참여한 시의원에게 제지를 호소했지만 별반소용이 없었다.

여직원들은 귀국한 후 자신들이 근무하는 여행사 사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여행사 사장은 가해자들을 만나 정중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면박을 당했다고 한다.

충북여성연대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9일 이 성추행사건을 다시 소환했다.

이들 3명 중 2명이 다시 이장직을 맡자 이‧통‧반장 임명 관련 조례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0일 이 두 단체에 따르면 여직원들의 신고로 당시 이들 모두 이장직을 내놓았는데 이가운데 1명은 2018년 법원에서 징역형 선고까지 받았다.

나머지 2명은 피해자 1명이 고소하지 않아 형사처벌을 면했다.

형사처벌을 면한 이들 2명은 2019년 다시 이장으로 선출됐고 그중 1명은 이장단협의회 회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지역여성단체와 다른 몇몇 이장들의 문제제기로 사퇴했다.

2명은 현재도 이장이다.

지역시민사회단체가 2019년 이들을 이장으로 위촉한 면장에게 위촉 철회를 요구했지만 "관련조례에 따라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거부당했다. 청주시도 앵무새 답변을 했다.

마을 총회에서 추천을 하고 형사처벌 기록이 없다는 게 이유이다.

올해 이들 가운데 1명이 면 이장단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두 단체는 19일 시청 본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들 2명의 복귀를 "좀비처럼 부활해"이라고 표현하고 이들의 이장 임명 철회와 관련조례 개정, 성비위 관련 혐의 및 범죄자의 대표성 지입제한 등 엄격한 규정 마련,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019년 ‘3·8 여성의 날 투쟁 충북기획단’은 문제의 이 이장단을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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