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갑 순천시의원의 좌충우돌
입력: 2021.04.19 16:56 / 수정: 2021.04.19 16:56
순천시의회 이영란 의원이 5분 발언에 나서 시의회 품격 유지와 역할 회복, 협치 정신 등을 강조하고 있다. /순천시의회 제공
순천시의회 이영란 의원이 5분 발언에 나서 시의회 품격 유지와 역할 회복, 협치 정신 등을 강조하고 있다. /순천시의회 제공

이영란 의원 "원색적인 비난은 혐오정치, 시의회 결정 사안을 국회의원에 묻는 건 권한 훼손"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19일 오전 순천시의회 본회의장. 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란 의원이 5분 발언에 나서 지난 13일 본의장에서의 유영갑 의원(행정자치위원장)의 5분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이 의원은 유 의원의 발언 중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허용하는)농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김승남 국회의원을 향해 "농민들로부터 농지를 빼앗은 대국적 원수라거나 무뇌아, 자본의 나팔수"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을 거론했다.

유 의원의 지난번 발언은 28만 순천시민을 대표하는 의회인지 의심스러웠다. 법안 자체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아닌 무차별적인 비난과 인격모독은 혐오정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질타하면서 의회의 품격을 지키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이어 유 의원이 풍력발전시설 입지 거리 완화를 담은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과 관련, 소병철 국회의원의 찬반 입장을 물은 것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조례 개정안은 시의회의 본연의 기능이자 권한"이라고 밝힌 이 의원은 "시의회가 결정해야 할 사안을 지역 국회의원의 의견을 물은 것은 권한을 스스로 훼손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제8대 하반기 원구성 당시 협치의 구현을 위해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역대 없던 실제적 조치를 반영했다"고 말하면서 "시의회가 풀어나가야 할 사안을 찬반 양론으로 편을 갈라 소병철 의원에 입장을 묻는 것은 갈라치기 정치이자 소모적 정쟁이다"고 반박했다.

원 구성 당시 단 한 명 뿐인 진보당 출신인 유 의원을 행정자치위원장으로 선출해 준 은혜를 잊고 국회의원을 정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망덕’이라는 취지의 발언인 셈이다.

순천시의회 유영갑 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의회 유영갑 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순천=유홍철 기자

이 의원에 이어서 5분 발언에 나선 유 의원은 발언 초반에 "지난번 5분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있었다. 유감 표명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요구가 있어 접수하겠다"고 말해 유 의원의 도를 넘는 발언 논란은 수습되는 듯이 보였다.

유 의원 농민, 노동자, 자영업자 등이 차례로 나서 태양광, 풍력발전, 노동인권, 도의원 당선자 한춘옥의 땅투기 의혹 등에 대한 목소리를 담은 비디오를 틀어가며 발언을 이어갔다.

물론 일부 의원들이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시민의 발언을 5분 발언에 할애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허유인 의장에게 발언 중지를 요구하는 의사진행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유 의원은 또다시 김승남 국회의원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회의장이 떠나갈 듯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되풀이 했고 소병철 의원의 풍력발전에 대한 의견 표명도 요구했다.

이어서 "이영란 의원의 지적을 듣고 지난번 발언에 대한 유감표명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의원들이 "본회의 전에 의원간담회에서 ‘유감표명을 하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된 거냐?" 묻는 등 의원들과 유 의원간의 주고받는 발언이 이어졌다.

여기에 뒤줄에 앉은 중진급 의원들이 "이게 5분 발언이냐? 질의응답이냐?" 식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연출했고 허 의장을 향해 "질서있는 의사진행을 해 달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이런 와중에 유 의원은 회의 중간 중간에 회의장을 나갔다 들어오는 등 시종 자충우돌의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부 순천시의회 의원들은 "이번 회기 본회의장에서 보인 유 의원의 행태는 마치 과격한 규탄대회나 시위현장에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씁쓸한 뒷맛을 다셨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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