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서점 활성화 지원 예산, 특정 서점 지원 ‘변질’
입력: 2021.03.29 15:46 / 수정: 2021.03.29 15:46
순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지역서점 인증제가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특정 서점과 전공서적 구입에 편중되는 등 변칙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역서점으로 지정된 일부 도매서점들의 경우 평일 대낮인데도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지역서점 기준에 맞지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 유홍철기자
순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지역서점 인증제가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특정 서점과 전공서적 구입에 편중되는 등 변칙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역서점으로 지정된 일부 도매서점들의 경우 평일 대낮인데도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지역서점 기준에 맞지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 유홍철기자

지역서점 인증제 허술 운영, ′청년 꿈찾기 사업′ 4억 지원 일부 서점 편법 지원 아니냐 지적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특정 서점 지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순천시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이 조례는 "지역서점 활성화와 책 읽는 문화 확산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서점 인증제가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고 대학생들의 전공서적 사주기 사업으로 전락, 당초 조례 제정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순천시는 지역서점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역서점 인정제를 시행하면서 시내 여러 군소 서점 중에서 지역서점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23개 서점을 인증서점으로 지정했다.

이들 인증 서점은 경영개선지원과 마케팅지원, 각종 프로그램운영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가장 대표적인 지원사업은 ‘청년 꿈찾기 도서지원 사업’으로 지난 2017년부터 시행돼 왔으며 매년 4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역서점에 지원해 주고 있다.

이 사업은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시민이 도서를 구매할 경우 23개 인증서점에 구매를 신청할 수 있고 1인당 구매액의 50%를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한다.

문제는 23개 인증서점 가운데 7개 총판서점의 경우 다수가 자격을 갖추지 못한 서점으로 파악되고 있음에도 지역서점 인증을 받아서 ‘청년 꿈찾기 도서지원 사업’을 비롯한 시내 8개 도서관의 도서구매사업 등에도 참여하는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역서점의 정의를 규정한 조례 제2조에서 "순천시에 주소와 방문판매장 사업장을 두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서점"이라고 해 놓고 있다.

이들 총판서점들은 본지 현지 확인결과 평일인데도 문을 닫고 있거나 다른 사무실을 겸한 편법 운영, 도심에서 한 참 벗어난 시골의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영업’ 규정에 전혀 맞지 않는 사실상 무자격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매장면적의 50% 이상을 도서로 채우게 돼 있음에도 이들 다수의 도매서점들은 이런 규정에도 전혀 맞지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부 도매서점의 경우 일반 서점에 딸린 사무실 한 칸을 도매서점으로 등록해 지역서점으로 인증받아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도매서점의 경우 불특정 다수에게 도서판매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홍철기자
일부 도매서점의 경우 일반 서점에 딸린 사무실 한 칸을 도매서점으로 등록해 지역서점으로 인증받아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도매서점의 경우 불특정 다수에게 도서판매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홍철기자

또 특정서적만을 판매하는 6평 안팎의 소규모 독립서점 4곳과 대학 구내서점도 불특정이 아닌 특정인만이 드나들 뿐이어서 인증서점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청년 꿈찾기 도서지원사업의 경우 J서림과 S문고, 순천대학 구내서점인 H서점 등 3곳의 서점이 4억여원 지원금 가운데 50% 이상인 2억 이상을 독식하고 있다. 시민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서점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편중되고 있어 특정 서점 활성화 정책이라는 불만을 사고 있다.

더구나 4억원의 도서지원 사업비 가운데 어림잡아 절반인 2억 이상이 대학생들의 전공서적 구입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순천대학 구내서점이 지원액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지원액 1,2위 서점에도 대학생들의 전공서적 구입 신청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대해 오프라인 서점주들은 "대학생들의 전공서적 구매 지원이 조례에서 지원사업의 목적으로 명시한 ‘책 읽는 문화 확산’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지역서점 한 관계자는 "대학생 전공서적 구입 지원이 필요하면 별도의 항목의 예산을 세워서 지원하면 될 것이지 왜 지역서점 살리기에 끼워넣는 형식을 취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대해 순천시 주무과 관계자는 "청년 꿈찾기 지원사업비 사용처와 관련해서 전공서적과 일반교양서적의 구입비 비율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서점주들은 "수년간 4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예산으로 편성하면서 어떤 서적이 얼마나 구매되고 있는지 파악도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이고 혹 알고 있으면서도 공개를 피한다면 밀실행정 아니냐"고 항의하고 있다.

이들 또 "지역서점위원회가 인증제의 문제점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으며 잘못된 예산집행 관행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순천지역서점위원회 김 모 위원장(변호사)은 "위윈회에서는 지역서점 인증기준만 정해 줬을 뿐 사업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잘 알지도 관심도 없다"고 대답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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