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궁도협회와 사원 대표들 간에 운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광주 남구의 사직공원내 국궁 활터 '관덕정' 전경./광주=박호재 기자

“시체육회·궁도협회가 법적 운영 주체”…“300년 사풍 이어가는 운영체계 무시하면 안돼”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주광역시 궁도협회와 국궁활터 관덕정(남구 사직공원)이 운영문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광주 궁도협회(회장 김상집)는 지난 2월 김 회장 취임 이후 관덕정을 단순한 활터가 아닌 시민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성화시키겠다는 변화를 제시했다. 예로부터 활쏘기에는 우리 고유의 인문성이 담긴 문무 복합의 도장이라는 취지가 담긴 제안이었다.

궁도협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광주에 있는 4개의 활터 중 가장 사원(射員)수가 많은 관덕정 운영진이 반발하면서 마찰음이 발생했다.

관덕정의 사원 대표인 강원주 사두는 "취지는 좋지만 관덕정은 그만한 공간이 없다. 활쏘기라는 무예를 다루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고 말하며 "300년 역사를 지닌 관덕정만의 고유한 사풍과 사원 중심의 관리체제가 있는데, 150여명 사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궁도협회가 일방적인 운영 방안을 세운 것은 월권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궁도협회는 "관덕정은 시 체육회와 궁도협회가 규정상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는 곳이다. 지금까지 그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이고, 관행이 이어지며 소수의 운영 주체들이 관덕정을 독과점 하다시피 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의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궁도협회는 지난 17일 관덕정에 공고문을 부착했다. 이 공고문에는 ‘운영자 변경으로 시설유지 보수 및 지도자 배치’라는 내용이 첨부돼 있어 궁도협회가 관덕정 운영의 실제 주체임을 명시했다.

공고문 부착은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관덕정 강 사두는 "대화가 없다면 운영권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를 가리는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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