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 시‧군‧구 남북교류협력 포럼' 김병내 초대 사무총장
입력: 2021.03.20 14:10 / 수정: 2021.03.20 14:26
지난 16일 출범한 시군구 남북교류협력포럼 초대 사무총장에 선출된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김 청장은 지자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평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16일 출범한 시군구 남북교류협력포럼 초대 사무총장에 선출된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김 청장은 "지자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평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광주=박호재 기자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 스스로 찾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중물 되겠다"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16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전국 시‧군‧구 남북 교류협력 포럼 창립총회’가 열렸다. 남북의 도시 간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 공감한 전국 38개 지방자치단체들이 포럼에 참여했다.

이날 첫걸음을 뗀 남북 교류협력 포럼은 남북교류 정책 발굴 및 실천을 위한 협의기구로, 전국 시‧군‧구 차원의 공동사업 및 남북 도시간 교류사업 발굴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자체들의 소규모 대북 사업 전례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국의 거의 모든 지자체가 한 호흡으로 대북교류를 본격화하겠다는 점에서 새로운 차원의 남북 교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광주 김병내 남구청장이 초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사업의 규모로 볼 때 막중한 책임을 떠맡은 셈이다. 영예로운 직책이지만 한편은 마음이 무거울 김 사무총장을 19일 구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총장 취임 축하한다. 연배에 비췄을 때 만장일치 추대가 쉽지 않았을 텐데 특별한 배경이 있다면

아마도 제가 가장 젊기에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힘있게 앞장서서 추진해 주기를 바라는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다섯 차례에 걸쳐 온라인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포럼 창립과 관련한 사무를 도맡아 진행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남북 도시간 교류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묵묵히 주어진 소임을 하나 하나 진행해 나가겠다.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 단체장들의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의지는

포럼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전국 38곳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통일 의지는 어떤 장애물로도 막을 수 없을 만큼 확고하다는 분위기를 느꼈다. 또한 올해 3월 9일부터 시행한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기초자치단체도 남북교류 사업의 추진 주체가 되었다. 중앙 정부의 노력과 병행하여 각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남북교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는 각오와 의지가 모아진 포럼이다.

-광주 남구는 민선 7기 출발과 함께 남북교류협력팀을 선도적으로 만들었다. 취임 초에 어떤 포부로 팀을 만들었는지

남구청장으로 취임했던 2018년 당시에는 남북관계에 희망이 가득했다. 남‧북 정상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10만 평양 군중 앞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항구적 평화를 앞당기자고 말씀하셨다. 통일을 앞둔 종전선언이나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되더라도 우리 사회는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남북 교류협력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서둘러 만들었다.

접경지역을 뺀 충청 이남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취임과 동시에 남북교류 협력팀을 만든 지자체는 현재까지 남구가 유일하다. 앞으로 다른 자치구도 전담 부서를 만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내 남구청장의 교류협력포럼 초대 사무총장 취임으로 더욱 할일이 많아진 남북교류협력팀 팀원들이 김 청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광주=박호재 기자
김병내 남구청장의 교류협력포럼 초대 사무총장 취임으로 더욱 할일이 많아진 남북교류협력팀 팀원들이 김 청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광주=박호재 기자

-관내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영상제작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사업 성취도는

북측에 고향을 두고 70여년 넘게 가족과 헤어져 살아가고 계시는 분단 1세대 어르신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었다. 통일부를 통해 86명이 살고 계신다는 것을 확인했다.

영상기록 제작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산가족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3월 15일 기준으로 17명이 참여 신청을 하셨다. 4월부터는 영상 전문가를 통해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이번 포럼 창립에 큼 힘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인연이 있다면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한평생 남북교류와 통일운동에 매진해 오신 분이다. 저와 인연이라면 대학시절에는 누구나 그랬듯 존경하는 선배님이셨고, 제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할 때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모시고 국정 운영에 함께 했던 소중한 경험이 있다.

-포럼 초대 사무총장으로 꼭 펼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분단으로 민족끼리 적대적 감정으로 살아가는 날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란다. 경제 교류, 문화 교류,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교류가 이뤄져야 우리에게 맞는 통일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포럼 사무총장으로서 지역별로 희망하는 개별사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전국 시‧군‧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을 준비해 볼 생각이다.

개별 지방정부는 작지만 전국 38개 자치단체가 뭉치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각 지역에서도 이미 지역 특성에 맞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한우를 북측에 보내 축산기술을 전하려는 곳도 있고, 해양 양식 기술을 교류하려는 곳도 있다.

남구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김치에 대한 인기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을 착안해 정부 출연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와 손잡고 통일 김치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의 양강도나 개마고원이 위치한 함경남북도 고원지대에서 재배한 여름 배추를 8~9월경 들여와 여름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김치공장에 공급할 생각이다.

-포럼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쟁이 잠시 멈춘 상태, 종전선언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평화가 찾아오기 힘들뿐더러 남북의 긴장관계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평화로운 환경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기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 중국, 러시아를 거쳐 더 큰 대륙으로 뻗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는 시민들 모두가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평화를 위해 남구는 하나씩 하나씩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전국 시‧군‧구 남북 교류협력 포럼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평화를 위한 이러한 움직임에 많은 지지와 성원 보내 주시고, 각종 통일 교육이나 행사가 열리면 발걸음 하나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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