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무주군의회 의장은 19일 "(황인홍 군수가) 사업핵심 부문과 행정절차, 삭감원인은 감추고 결과만 말하며 무주군의 입장만 앞세워 군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무주군의회 제공 |
과정 외면하고 책임만 지우려는 정치적 행위 중단 요구
[더팩트 | 무주=이경민 기자] 전북 무주군의회가 2021년도 무주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의·의결과 관련해 의회의 정당한 심의·의결이 무주군수에 의해 편협적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주군의회는 19일 "사업목적과 법적 절차, 재정여력 등을 살피고 수차례 주민간담회를 개최하고 여론을 수렴해 만장일치로 의결한 일들이 모두 무시돼 안타깝다"며 군민들이 정확한 내용을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주군의회는 지난 2월 1일 제282회 무주군의회 임시회에서 무주시장 장옥 증축 및 비가림시설 철거사업을 내용으로 하는 2021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과 반디행복누리 플랫폼 조성사업(배드민턴장 설치 건)을 부결했다.
이후 황인홍 군수는 지난달 16일 무주읍에서 열린 ‘군민과 함께하는 열린대화’에서 "시장장옥 증축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지만 무주군의회가 예산을 삭감해 어렵게 확보한 도비를 반납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무주군의회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무주군의회는 즉각 군수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부결사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문제제기했다.
박찬주 무주군의회 의장은 "의회가 안건을 처리할 때는 사업의 타당성 검토는 물론, 기준을 가지고 군민여론을 수렴하여 결정한다"면서 "사업핵심 부문과 행정절차, 삭감원인은 감추고 결과만 말하며 무주군의 입장만 앞세워 군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무주군의회는 이 계획안을 심의하면서 집행부는 물론 무주시장 상인회, 무주군 배드민턴협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무주군지부와 간담회를 개최하며 사업정당성을 묻고 여론을 반영하고자 의견을 수렴했다.
무주군의회가 무주시장 장옥증축 계획에 제동을 건 결정적 사유는 과도한 군비 투입이었다. 사업 시급성과 투자효과가 미진한데다 사전준비가 부족한 점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이 어려운 시기에 총 사업비 59.9억 원 중 도비 9억 원을 제외한 50.9억 원을 군비로 부담하기에는 재정부담이 매우 크고 무주시장 상인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무주군지부의 전반적 의견은 사업추진에 부정적이었다.
반디행복누리 플랫폼 조성사업 배드민턴장 설치의 건 역시 배드민턴 전용시설을 위한 군비가 과도하게 소요되고 기존의 체육시설에 대한 활용방안 모색과 설치장소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부결했다.
이 사업에는 총 사업비 20억 원이 계획돼있었는데 그중 국비 10억 원을 제외한 10억 원이 군비였다. 그러나 반디행복누리 플랫폼 사업과 연계로 인해 군비 43억 원이 추가로 투입될 계획이다.
이해연 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무주시장 장옥 증축사업 도비 9억원을 이미 확보했다고 하지만 무주군은 의회에 안건을 올리기 전 어떤 모양으로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스케치한 사업구상조차 없었다"면서 "간담회를 통해 시장상인과 외식업 관계자에게 정확한 의견을 듣고자 했지만 그들도 무주군에서 들은 뚜렷한 내용이 없어 결론을 내지 못하고 혼선만 빚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지방세 수입이 180억 원 규모이고 코로나19로 재정여력이 악화돼 재해·재난목적 예비비조차 편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50.9억 원이나 군비를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향후 재정압박 등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으며 그 목적과 시급성 모두 미흡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 군비 부담금만 부결하고 이미 확보한 도비는 살려뒀었다. 배드민턴장 설치는 군비 53억 원이라는 예산도 큰 부담이 될 뿐더러 위치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설명을 빼놓고 의회가 예산을 삭감해서 도비를 반납하게 됐다며 군민과 대화하는 시간에 공개망신을 주는 것은 무주군 최고리더로서 적절하지 않은 처사이고 여론을 뒤집으려는 정치적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의회의 의결권을 훼손하는 일이다"고 부연했다.
실제 무주군 재정상태를 살펴보면 정부가 무주군에 교부하는 지방교부세는 2019년 1618억 원, 2020년 1513억 원, 2021년 1411억 원으로 매년 100억 원 이상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도 본예산 미반영 예산으로는 국·도비 매칭사업 군비 미반영분 64억 원, 부서별 필수운영비 등 미반영분 50억원 등 114억원으로 무주군 재정이 넉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무주군의회는 "향후 코로나 19등으로 인한 여파로 지방교부세가 감소된다고 예상할 때 군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고 소외받는 소상공인과 어려운 군민을 위해 모두가 허리띠를 조여 매야 할 난관의 시기다"며 "이어 "여러 가지 다양한 경로와 주민의견수렴 등 면밀한 검토를 통한 무주군의회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항임을 군민들에게 알리고 황인홍 군수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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