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방해수청의 경북 포항~울릉 간 대형 카페리선 사업자 선정 일정이 관련 업체의 소송 제기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울릉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포항지방해수청 제공 |
소송 끝나려면 1년6개월 ~2년 걸려 주민들 더어렵게만든다.
[더팩트 | 울릉=조성출 기자]경북 포항~울릉 간 대형 카페리선 사업자 선정 일정이 관련 업체의 소송 제기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울릉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울릉 주민들은 "주민 이동권을 넘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사업자 선정을 재개하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포항지방 해양수산청은 당초 지난 2월 3일 포항~울릉 항로 대형 카페리선 사업자 선정위원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공모에 참여했던 2개 선사 중 에이치 해운이 법적 문제를 제기하자 법원 결정이 나오는 2월 19일 이후 선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하지만 포항해수청은 지난 3월 3일 법원의 인용 결정이 나오자 현재 사업자 선정 일정 자체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에이치 해운은 지난 1월 29일 공모 서류가 반려된 데 대해 반려처분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대구지방법원에 제기해 지난 3월 3일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에 포항해수청이 내린 반려처분은 에이치 해운이 제기한 포항~울릉 항로 정기여객운송사업자 선정 신청 반려 처분 취소소송의 1심 판결이 나온 뒤 30일이 지나야 효력을 잃게 된다.
그러나 포항~울릉 대형 카페리선 사업자 선정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려면 최소 1년 6개월에서 2년이 지나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법원에 따르면 민사소송은 형사소송과 달리 이르면 3개월, 6개월에도 종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 1년 6개월에서 2년이 걸려 상대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울릉 항로 노선 운항 신청한 SHIDAO 국제페리./울릉크루즈 제공 |
법원은 소송이 통상 2년 6개월을 넘어가면 통상적으로 장기 미제를 위한 관리에 들어간다. 법원 내부적으로도 이 사건 담담 부장판사가 지난 인사로 변경되면서 현재까지 심리 기일도 정해지지 않고 있다.이에 포항~울릉 노선 대형 카페리선 사업자 선정 일정이 이 소송으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울릉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에이치 해운이 소송을 통해 시간을 벌어 해수부가 공모 서류 반려 처분 시 지적한 선주와 대주단, 금융기관 등과 (항로 이전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고 전남 고흥녹동항과 제주 서귀포 성산포항 간 운행기간이 3개월도 되지 않아 항로 투입 후 1년 이상 운항해야 하는 해운법을 위반한 점,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한 미비한 사항을 충족해 향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에 오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에이치 해운은 전신인 장흥해운이 장흥 노력항에서 제주 성산항을 오가는 오렌지호를 지난 2010년 7월 취항 얼마 되지 않아 하모니플라워호로 개명한 뒤 인천 백령 노선에 투입했다.오렌지 1호도 지난 2012년 3월 성산항에 취항했다 수개월만에 철수한 후 오션 플라워호로 개명해 부산 대마도 노선에 투입한 전력도 있다.
에이치해운사 JH페리./에이치해운 제공 |
울릉 주민들은 지난 10일 오후 포항 해수청 주차장에서 사업자 선정 일정이 미뤄진 데 대해 항의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현재까지 매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 오고 있다.
주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민 이동권을 담보로 하는 업체에 정말 화가 난다"며 "더욱이 관리·감독관청인 해수부와 포항 해수청이 마치 업체와 입을 맞춘 듯 사업자 선정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화가 나는 것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포항 해수청 박위현 선원해사안전과장은 "사업자 선정 일정 재개는 상당히 유동적으로 기본적으로 법원의 1심 결과를 받아 개최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3개월 이상 재판이 진행될 경우 적극 행정 차원에서 다른 방안을 마련해 당초 취지대로 주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해명했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