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민의 힘 천하람 당협위원장의 순천생활 1년...진정성으로 다가서기
입력: 2021.03.15 17:13 / 수정: 2021.03.15 20:25
천하람 위원장이 ‘순천 알아가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금둔사를 찾아 지허스님(태고종 종정)과 대화를 나눈 후 찍은 기념사진. /천하람 순천당협위원회 제공
천하람 위원장이 ‘순천 알아가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금둔사를 찾아 지허스님(태고종 종정)과 대화를 나눈 후 찍은 기념사진. /천하람 순천당협위원회 제공

호남을 이해하는 소장개혁파 정치인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이 지난 12일자로 순천에 주소를 두고 착근을 시도한지 1년이 됐다. 천 위원장은 지난해 4.15총선에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순천에 출마하면서 전국적인 화재가 됐던 인물이다.

보수당에다 대구 출신으로 진보색이 완연한 전라도 순천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미래통합당 내에서는 버리기 어려운 카드라며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당내 조언도 있었지만 당선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험지 중에 험지를 선택한 그의 용기와 의중이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천 원장의 행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치적 쇼’라거나 ‘총선 끝나자마자 원상복귀’ 등등의 소문이 나돌았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한 것이다.

이런 소문과 우려를 보란 듯이 일축하고 온 가족이 순천에 내려와 살면서 지역민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천하람 위원장의 순천생활 1년을 ‘더팩트’가 짚어보기로 했다.

천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집권당이 아닌데다 국회의원도 아닌 신분상의 한계, 지역적 뿌리가 단단히지 않다는 정치적 어려움과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변호사 활동을 겸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어쩌면 근근히 아니면 꿋꿋이 버텨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말일지도 모른다.

- 순천에 내려온지 1년이 됐다. 1년의 순천생활에서 느낀 점은?

순천은 복 받은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생태도시로 대변되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무엇보다도 좋은 도시다. 인심도 좋고 특히 재난이 없는 평화로운 도시여서 더욱 그렇다.

이는 순천에 오기 전에도 들어서 부분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 살아보니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제가 영남 출신이고 서울에서 살아왔지만 영남, 호남 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대도시와 도농복합도시,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차이 정도는 상당히 피부로 느끼고 있다.

대구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아온 사람으로써 도농복합도시인 순천 읍면지역의 고령화와 인구감소, 빈집문제 등의 해결과제와 농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정치인으로서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배우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 정치인으로 성장한다면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 같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순천의 일자리 창출과 관광의 경쟁력 제고 등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요인이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에서 직장인 생활을 하다가 순천을 정치적 터전으로 삼은 이유는?

넘버원 보다는 온리 원(Only One)이 되자는 생각과 호남을 이해하는 보수 정치인이 되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순천에 자리가 생겼다.(이정현 전 의원이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감) 영남과 호남 그리고 전국민, 전국토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 큰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순천에서 시작하는 셈이다.

여기에 순천시민들의 정치적 사고가 제대로 된 보수 정치인도 품어줄 수 있는 유연성과 아량이 있다는 것도 순천을 택한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순천발전을 위해 하고 있는 일과 당장 내년 대선과 차기 총선에서 목표가 있다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당명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호남을 위해 국민통합위원회를 발족하면서 호남동행 국회의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순천 출신 김웅 의원과 김영식 의원이 동행의원으로 활동중이다. 순천시가 예산과 사업 등에 있어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 또 전남도와 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현안과 예산 확보 등에 힘을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순천지역 정치에서 국민의힘은 존재감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한 명이라도 배출해서 존재감과 지역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대선에서의 순천 득표율은 누가 후보로 선출되느냐에 많이 좌우될 것이다.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 차기 총선에서는 저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시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최소한 30% 가량 득표를 해서 ‘희망의 시작’을 보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천 위원장이 매곡동 탐매희망센터에서 떡국떡 나누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천하람 변호사 사무실 제공
천 위원장이 매곡동 탐매희망센터에서 떡국떡 나누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천하람 변호사 사무실 제공

- 순천의 유권자, 시민들에 다가서기 위해 하는 활동을 소개한다면

초보 순천시민이다 보니 일단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순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지고 진정성 있는 언행으로 다가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 이후 연말연시 아침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인사를 해 왔고 읍면 단위 사람들을 만나면서 애향심도 많이 커졌다.

물론 이런 활동이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들어 중단되거나 소강상태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요즘들어 매주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 이들 청년들과 얘기하면서 순천을 위한 ‘작지만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새벽에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자연스럽게 접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 보수세력인 국민의힘(입당시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보수주의자이다. 또 올바른 보수정치를 구현한다면 국민 다수가 보수주의자일 것으로 생각한다.

진보는 기존의 틀을 깨는 급진적 변화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중시한다면, 보수란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법, 제도, 문화, 관습을 보다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제도와 문화 역시 바뀌는 것은 맞지만 기존 정보를 존중하고, 제도를 급진적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 있다. 식당을 정할 때 기존에 축적된 ‘평점’이나 ‘맛집 데이터’를 찾아보고 가고, 계획되고 안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보수적 행동양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 대다수가 보수를 선호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같은 보수라 하더라도 국내의 경우 한국형 보수와 세계형 보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형 보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며 국가주도 경제성장, 반공, 절차 보다는 목적의 정당성 등을 강조하는 한국 특유의 역사적 배경이 낳은 보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세계형 보수는 미국 공화당이나 영국 보수당처럼 작은 정부, 절차적 정당성 즉 법치주의, 개인과 기업의 자유 보장, 전통적 기본권 수호 등을 강조한다.

현 시점에서 국가주도 경제성장, 경제성장을 위한 인권침해, 목적 달성을 위한 위법한 수단 사용, 반공 레토릭 등은 과거유물이어야 한다.

저는 미력하나마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보수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통제 보다는 자율, 기업가 정신과 도전 정신, 결과의 평등 보다는 기회의 평등, 의존이 아니라 기회를 만드는 복지, 강한 국방 등 헌법에서 말하는 국가의 역할에 충실한 보수정치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보수당을 택했다.

- 보수당내 소장 개혁파에 속하는데 국민의힘이 바뀌어야 할 부분과 자신의 역할은?

유권자들에게 ‘전두환 옹호정당’ ‘수구 기득권정당’ ‘일베 정당’ ‘탄핵 불복 정당’ 이런 식의 비상식적인 정당으로 인식돼서는 안된다.

이런 차원에서 과거에는 당내 5.18민주화 운동에 대해 폄하나 망언들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가 미흡했고 진심어린 성찰도 부족했다. 최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5.18에 대해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나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총선 이후 당내 정강정책개정특별위원으로 참여해서 정강정책에 5.18민주화운동을 명시해서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는 것을 명문화 할 것을 주장했고 이를 관철시켰다.

현재는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각 지역의 당협위원장 선발 과정에 참여해서 참신한 인물의 영입을 통해 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이자 당협위원장으로서 당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민주당이 이렇게 잘 못하고 있다’ 보다는 ‘국민의힘이 이렇게 하겠다’고 적극적인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기를 바란다. 필요할 경우 상대진영도 칭찬도 하고 통 크게 협력도 하는 ‘멋지고 품격있는 정당’이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천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순천시내 도로변에서 거의 매일 아침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다. 올해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했다. /천하람 변호사 사무실 제공
천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순천시내 도로변에서 거의 매일 아침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다. 올해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했다. /천하람 변호사 사무실 제공

- 순천에서 변호사 활동과 정치활동을 동시에 하는데

젊은 정치인들이 겪는 어려움과 동일하다. 정치활동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변호사로서는 순천에 연고도 없는 저에게 사건을 맡기신 의뢰인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변호업무를 위해서도, 정치활동을 위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간을 쪼개서 하는 정치활동과 변호사 활동도 바쁘고 그런 와중에 서울을 오가야 하는 어려움이 많다. 본업인 변호사와 정치, 가정의 밸런스(균형)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변호사이자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그는 아내, 6살짜리 아들, 장인, 장모 등 전 가족이 순천에서 같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경북 군위의 시골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이후 부산으로 이사를 했고 검정고시로 대입자격을 얻었다. 고려대 법과대학 최우등 졸업,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우등 졸업 후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주원 소속 변호사이며 정치발전소 이사, 법제처 국민법제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발행된 시사저널 ‘2020 차세대 리더 100인’에 정치분야 2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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