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상의 회장 후보 ‘그 나물에 그 밥, 도긴개긴’…덕망 높은 후보자 없다
입력: 2021.03.15 11:00 / 수정: 2021.03.15 11:00
3년 전 광주상의 회장 사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회장 자리를 양보했던 ㈜호원 양진석 회장과 현 회장인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이 지난 2일 마감된 의원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오는 18일 예정된 광주상의 회장 선거가 2파전 경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광주상공회의소 제공
3년 전 광주상의 회장 사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회장 자리를 양보했던 ㈜호원 양진석 회장과 현 회장인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이 지난 2일 마감된 의원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오는 18일 예정된 광주상의 회장 선거가 2파전 경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광주상공회의소 제공

㈜호원 대표 등 임직원들 부당노동행위로 검찰 기소, 중흥건설 장남 회삿돈 빼돌려 처벌

[더팩트ㅣ광주=문승용 기자]㈜호원 양진석(60세) 회장과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80세)이 제24대 광주상공회의소(광주상의) 회장 자리를 두고 승패를 겨룬다.

14일 광주상의는 양진석 회장과 현 광주상의 회장인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이 제24대 회장 선거에 입후보해 오는 18일 간접선거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3년 전 사전투표 1위에도 불구하고 회장 자리를 내준 양진석 후보와 ‘한 번만 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를 번복하고 연임에 나선 정창선 후보의 대결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경제인들은 두 후보 모두 기업 운영에서 비롯된 비도덕성의 문제를 안고 있어 누가 당선되더라도 광주상의 설립취지에 맞는 역할 수행은 어렵게 점치고 있다.

양 후보는 ㈜호원 대표 등 임직원들이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지난해 1월 초 금속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호원지회 노동조합 설립 당시 노조원들의 현수막 구호는 ‘존중받고 일하고 싶다. 막말하지 마, 욕하지 마’였다. 이 구호는 더는 참을 수 없는 인격적 모욕과 노동조건의 열악함을 울부짖는 노동자들의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양 회장의 회사 경영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으로 분석된다.

또 막말에 반말에 부당한 업무 지시에 인권 유린에,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하고 가라는 공지문이 붙을 만큼 감시와 통제도 심했다고 한다.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달 23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호원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9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금속노조 호원지회의 손을 들어줬고 최근 검찰이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후보는 ‘한 번만 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하고 연임에 나선 것과 자신의 장남 정원주 부회장이 법인 자금을 횡령해 처벌받은 전력과 많은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청연메디컬그룹에 20억 원을 고리대금으로 빌려줬다는 의혹이 최대 걸림돌로 평가된다.

이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피고인이 그간 소외계층을 위해 상당한 기부나 봉사활동을 전개해 온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라며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지역경제계도 정 부회장의 사회봉사 등을 내세워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정 부회장 측도 재판과정에서 사회봉사(공헌)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이 끝난 해인 2016년 중흥건설의 사회공헌 금액은 11억 원에 그쳤다. 2015년 중흥건설 매출은 3조 890억 원, 영업이익은 4600억 원이었다. 사회공헌 금액은 영업이익 대비 0.2%에도 못 미친다. 지역에서 주택사업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호반건설은 2016년 사회공헌 금액 115억9천여만 원, 2015년 118억5천600만 원과 비교하면 중흥건설의 공헌은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회장 선거에 앞서 40∼50개 업체가 100만 원당 투표권 1표를 주는 특별회비를 납입한 돈의 출처도 의혹이 일고 있다.

두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사가 자발적으로 낸 것인지, 후보들이 회비를 회원사에 지원해 준 것인지 출처는 개인돈인지 법인돈인지 밝혀야 할 문제다. 회원사 40~50여 개사가 22억 원에 달하는 특별회비를 자발적으로 냈다손 치더라도 이사회 의결을 거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법인 대표가 이사회 의결 없이 특별회비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냈다면 이는 횡령으로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회비납부시한을 두고 두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사 간 고성이 오가는 소동이 벌어졌던 상황은 그만큼 촉박한 시간에서 회원사와 현금을 동원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두 후보는 기업 운영에 있어 근로자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자식이 회삿돈을 빼돌려 처벌 받은 책임을 안고 있다. 이들이 광주상의 설립 취지인 회원사들의 권익 신장과 회원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지켜봐야할 문제다. 또한 지역 경제인의 대표로서 노동자의 인권을 강화하고 일하기 좋은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다할지 의문이다.

지역 한 경제인은 "내지 않아도 되는 특별회비를 훨씬 더 많이 납인한 회원사들의 불만도 있다"며 "추대방식으로 이어져 온 회장 선출이 경선방식으로 경합하면서 회원사들의 예정에 없는 지출이 발생해 피해가 있다"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장 경선 후보는 그 나물에 그 밥이고 도긴개긴"이라고 책망하면서 "덕망 높은 후보가 없다"고 한탄했다.

한편 지난 11일 확정된 일반의원 80명과 특별의원 12명 총 92명은 오는 18일 투표를 해 제24대 광주상의 회장을 뽑는다. 상의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며 상임부회장 추천권, 직원 인사권 등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임기는 3년이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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