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맞대결 결과가주목되고 있다. /부산=조탁만 기자 |
[TF기획] (중) '김영춘 vs 박형준' 주요 공약과 강점‧약점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화두는 단연 경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팍팍한 삶을 타개할 만한 경제 정책이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여야 후보가 확정되면서 보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달아올르고 있다. 시민들은 차기 부산시장이 얼마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침체된 부산 경제를 부흥시킬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면밀히 살펴봤다.
◇ 민주당 김영춘 1호 공약…"2029년 가덕도 신공항 조기 완공"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서 본선 티켓을 따낸 김영춘 후보는 1호 공약부터 7호 공약까지 발표했다.
1호 공약이 유독 눈에 띈다. 김 후보는 부산의 가장 큰 정책 화두인 가덕도 신공항을 꺼내들었다. 자신의 호(號)를 ‘가덕(加德)’으로 지은 그는 2029년 가덕도 신공항 조기 완공을 목표로 보선판을 달리고 있다.
최종 본선 후보로 선정된 6일 그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낸 것만으로도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고 자축하기도 했다.
신공항 이슈는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때마다 정쟁 도구로 활용돼 왔는데,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이번만큼은 부산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 2조2000억 규모 코로나 지원대책 △ 미래 글로벌 허브 구축 위한 ‘DBGO(디비고)’ 사업 △ 여성이 행복한 부산 만들기 △ 5년간 일자리 130만개 창출 △ 돔구장·축구전용구장 건립 △ 청년, 신혼부부 대상 공적임대주택 5만호 공급 등 공약을 내걸었다.
공약을 보면 그는 여러 분야에 걸쳐 정책을 내세우며 소상공인‧여성‧청년 등 ‘바닥 민심’을 훑고 있는 모습이다.
◇ 김영춘 "다양한 경험으로 쌓인 역량…가덕도 정쟁화 악재 조짐도"
김 후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대면이 아닌 비대면 선거를 치르면서 인지도 면에서 단연 당내 경쟁 후보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이력 덕분이다. 그의 이력은 인지도 뿐 아니라 다방면의 강점을 키울 수 있는 동력이 됐다.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부산의 항만 운영과 수산, 해양관광을 더 활성화할 수 있는 행정력을 길렀다. 국회 사무총장으로 역임 당시 여야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력도 키웠다. 이번 시장 임기는 1년3개월인 것을 감안할 때, 여권에서 시장이 나오면 문재인 정부와 180석의 민주당과 유기적인 협업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약점도 존재한다. 높은 인지도와 달리 지역 밀착도가 낮다는 평도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전략공천을 받아 국민의힘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에게 패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럼에도 최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지지율 차이를 좁혀가는 양상과 지역을 구석구석 돌며 ‘민생 챙기기’에 초점을 둔 행보를 고려할 때 이 또한 무난히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제대로 품을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다만, 민주당에선 ‘본선 티켓’을 거머쥔 만큼 친노‧친문 세력이 자연스레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친노‧친문 계열에 속한 변성완과 박인영 후보들 역시 경선 패배 직후 "김영춘 후보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원팀’을 약속하며 당원 결집에 목청을 높였다
이밖에도 이번 보선판에서 호재로 작용하던 ‘가덕도 이슈’ 또한 악재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감지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30여일 앞두고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의혹’ 때문이다.
이와함께 가덕도 부지는 알고 보니 오거돈 일가의 '투기 지역'이었다는 의혹도 야권에서 지속 제기하는 있는 상황이다.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주도한 민주당의 입장에선 LH 투기 의혹이 부동산 이슈와 맞물려 보궐선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여야 국정조사 가능성까지 불사하며 이같은 의혹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의혹이 보선판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 국민의힘 박형준 "어반루프 실현 가능성 높아…청년 일자리 창출 집중"
박형준 후보는 그간 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그는 △부산 15분형 도시 조성 △부산 맞춤형 주거 사다리 정책 △1조2000억원 창업펀드 조성 등 일자리 창출 △생활 행복 도시 구현 △제2의 문화 창조 도시 부산 조성 △결혼과 출산, 돌봄, 양성평등 정책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복지 혁신 정책 등 공약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1호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여야 후보들과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시속 300㎞로 도심을 주행하는 '어반루프(urban roof)'를 활용해 부산을 15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논란의 핵심은 초고속 도심형 첨단 교통수단인 어반루프이다.
어반루프를 두고 여야 후보들이 집중공세를 퍼부었다. 같은당 박성훈 후보는 "어반루프는 모든 연구진을 몰아넣어도 구체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김영춘 후보 역시 "10년 내 성사되기 어려운 공약이다.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어반루프 기술은 이미 눈앞에 와 있다. 세계 각국에서 어반루프와 관련된 하이퍼 기술 실험을 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지난해 유인실험에 성공했다"며 "한국철도연구원은 이미 실제의 17분의 1로 축소한 ‘하이퍼 튜브’ 시험 장치를 개발 및 실험에 성공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2018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혁신 성장 동력 4개 중 하나로 하이퍼루프 기술을 선정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여러 의원을 비롯해 김경수 경기도지사도 이 기술을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선에서 시장은 1년3개월 내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물리적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급선무로 처리해야 할 당면 과제로 ‘일자리 창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취지는 부산에 대표적인 산학협력도시를 조성한 뒤 청년이 머물고 열심히 일하며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기를수 있는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박 후보는 산학협력을 통한 부산 버전의 실리콘밸리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산학협력 밸리’를 7~8개 만들겠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선거 중에 그는 최근 이스라엘계 글로벌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과 1조 2000억원의 창업펀드 조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만큼 ‘부산의 일꾼’으로 자처하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 박형준 "합리적 이미지 중도층 흡수 적합…저평가 정책 극복해야"
박 후보는 인지도가 높은 게 가장 큰 강점이다. 과거 여러 시사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온 것도 한몫했다.
인지도는 지지율과 직결됐고 당내 경선 과정 결과에서 보듯 여야 후보 모두의 지지도를 압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그의 지지도는 ‘넘사벽’ 수준이었다.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저조함에 따라사실상 ‘민주당 대 국민의힘’의 당원 대결 구도로 펼쳐질 양상도 짙다. 이에 따라 당원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당선 여부가 판가름이 날 가능성도 크다.
다만, 민주당의 귀책으로 만들어진 보선판에서 실망감을 느낀 중도층 표심이 움직인다면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리게 돼 야권에 유리한 형국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평소 온화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지닌 박 후보는 중도층을 흡수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독보적인 지지율과 개인 역량을 등에 업고 이제는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의 단판 대결을 30여일 앞두고 있다.
지지도가 높은 탓에 박 후보의 정책들이 저평가된 부분이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1호 공약에서 활용되는 어반루프 경우 2000여쪽이 넘는 논문 등 자료를 분석하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그래서인지 박 후보는 여야 후보들에게 공약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 집중 포화를 맞자 곧바로 "정치인의 무지가 불러올 사회적 대가가 우려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조만간 어반루프와 관련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설명회 개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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