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앞에 캐디 두고 풀스윙?..."초보 실수 주장은 이해안돼"
입력: 2021.03.05 13:20 / 수정: 2021.03.05 13:20
의령의 한 골프장 캐디가 손님이 친 골프공에 맞아 과실치상 혐의로 50대 남성을 고소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픽사베이
의령의 한 골프장 캐디가 손님이 친 골프공에 맞아 과실치상 혐의로 50대 남성을 고소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픽사베이

"골프공 맞아 피 흘리는 데도 웃고 떠들며 18홀 다 돌아"

[더팩트ㅣ의령=강보금 기자] 경남 의령군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가 손님이 친 골프공에 맞아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와 관련, 해당 골프장 관계자는 <더팩트> 와의 전화통화에서 "캐디가 크게 다쳐 복귀가 어렵다"며 "가해자가 주장하는 '초보라서 실수했다'고 하는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 초보라면 더욱 캐디의 안내에 잘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4일 의령경찰서에 따르면 캐디 A(30)씨는 지난 3일 골프장 손님인 50대 남성 B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오후 1시쯤 캐디 A씨는 50대 남성 B씨의 골프 경기를 보조하고 있었다. 전반이 끝나갈 무렵인 8홀에서 B씨가 친 공이 해저드 구역(골프장 내 연못과 같은 장애물)으로 들어가자 '앞으로 이동해 다음 샷을 쳐라'고 안내한 뒤 공을 줍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

A씨가 해저드에 빠진 공을 주으러 가는 도중 B씨가 친 공이 불현듯 날아왔다. 이 사고로 A씨는 약 10m 앞에서 B씨가 친 골프공에 안면을 강타당했으며, 코뼈 함몰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또 A씨는 각막과 홍채 사이에도 손상이 생겨 실명의 우려가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씨는 A씨가 구급차에 실려간 뒤에도 캐디 교체를 요구해 일행과 후반 18홀까지 모두 돌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A씨는 고소장에서 "B씨는 공을 치기 전 피해자에게 공을 조심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하지 않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골프공을 맞은 후에도 웃고 떠들며 끝까지 골프를 치고 병원에 실려간 저에게 사과 전화 한 통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행 중 한 명이 '한 개 더 쳐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공을 치게 됐다. 골프를 친 지 얼마 안되고 공도 잘못 맞아 오른쪽으로 휘면서 사고가 났다"면서 "캐디가 카트에 실려 갈 때 골프장 직원이 '연락주겠다'고 해 일단 그대로 경기를 했지만, 마음이 불편해 제대로 치지도 못했다. 상황이 어찌됐건 저 때문에 사고가 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고소장 기록검토를 하고 있다. 조만간 관련 수사를 진행하면 고의성 여부나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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