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행정통합' 현실을 무시한 학문적 연구일 뿐...
입력: 2021.03.04 19:22 / 수정: 2021.03.04 19:22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에서 참여한 다수의 토론자들이 대구경북통합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다. 4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권 토론시간 / 대구=박성원 기자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에서 참여한 다수의 토론자들이 대구경북통합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다. 4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권 토론시간 / 대구=박성원 기자

대구경북행정통합 토론회서 반대의견 다수 나와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에서 대구경북통합이 '현실을 무시한 학문적 연구'일 뿐이라며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는 4일 대구 엑스코에서 100여명의 시도민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현장에 참석한 가운데 대구권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주제발표 시간이 끝나고 7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토론시간에서는 5명의 전문가들이 반대의견을 내놨다.

토론에서 나온 반대 의견은 대구경북행정통합으로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삶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과 대구경북행정통합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윤영애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마산창원진해 통합의 사례를 두고 "통합 후 특례시 입법이 늦어져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자 결국 지역갈등으로 심화됐다. 급기야 2014년 창원의회에서는 창원과 진해를 분리하자는 안이 통과됐고, 경남에서도 세지역을 분리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선 통합 후 후조정은 주민갈등을 조장한다. ‘2020년도 창원시 통합10년 마창진은 괜찮나?’ 연구에서도 만족도, 일체감 수치 모두 부정적"이라며 "대구경북행정통합도 신중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 후 추진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김두현 수성구의회 사회복지위원장은 "최근 공론화위원회의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비슷하게 나왔다. 지난해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높았는데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이유는 정해진 결론을 두고 무리하게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통합정부 출범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다른 대안은 없나 고민이 필요하다"며 "수도권에 맞서서 충청은 행정수도, 전라남도는 문화, 강원도는 녹색 생태관광, 부울경은 해양 물류 등 특색 있는 자기 발전 비전이 있다. 글로벌 경제권이라는 비전은 너무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최봉기 계명대학교 교수는 "대구경북행정통합은 현실을 무시한 학문적 연구에 불과하다. 경쟁과 협력은 없고 통합만 하자고 한다. 경제는 없고 행정만 통합하자 한다. 통합만능주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 "통합하면 부작용이 크다. 대구시와 경북도 둘중 하나는 죽는다. 우리가 남이가? 라는 너무 낙천적인 접근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최준호 영남대학교 교수는 "2019년 이철우 경북지사가 통합에 대해서 물꼬를 튼 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정보가 안나와있다. 지금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에서 연구하고 제시한 부분은 이상적인 부분이다. 단순히 통합하면 3번째 규모라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 "대구경북 통합하면 규모가 전국 3위라는데 웃기는 얘기다. 대구경북 GRDP를 합치면 8% 좀 넘는다. 수도권은 52%다. 8%대 52%이다. 이래 가지고 뭘 하겠다는 건가?"라며 "근본적으로 통합에 찬성하지만 전략을 정확하게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 기초정부 조직개편 하는데도 적어도 1년 걸린다. 그런데 19년도 12월에 발의가 돼 올해 8월에 주민투표로 결론 내린다. 1년6개월 동안 이 중차대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에서 참여한 다수의 토론자들이 대구경북통합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다. 대구권 토론회에 현장 참석한 시도민들 / 대구=박성원 기자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에서 참여한 다수의 토론자들이 대구경북통합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다. 대구권 토론회에 현장 참석한 시도민들 / 대구=박성원 기자

이재경 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다른 토론자들과 좀 다른 의견을 냈다. 이 부회장은 "2010년 통합한 창원시는 GRDP가 8년 동안 5조가 상승했고, 특별교부세 등과 중복 시설 방지 등으로 7천700억 정도의 통합 편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종수 TBC국장은 "행정통합이 만능이 아니다. 그러나 이대로는 안되겠다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해보자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만들어 놓고 잘 만들어 갈까? 어떻게 하면 중앙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하면서 경쟁할 수 있을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통합에 대해 찬성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지금 행정이 집중해야 될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책 및 해결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답을 정해놓고 행정통합을 바로 하자 그러면 삶이 나아질거다는 것을 믿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경북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서 그것이 시도민의 삶에 정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다라는 아이디어 정도로만 제공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는 4일 대구권은 엑스코, 5일 동부권은 포스코 국제관, 8일 서부권은 구미코, 9일 북부권은 도청 동락관에서 4개 권역별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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