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괜찮아”…방역지침 사각지대 '변두리 맛집'
입력: 2021.03.03 16:15 / 수정: 2021.03.03 16:15
3일 낮 12시쯤 밀양시 외곽에 위치한 한 일반음식점이 점심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밀양=강보금 기자
3일 낮 12시쯤 밀양시 외곽에 위치한 한 일반음식점이 점심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밀양=강보금 기자

테이블 띄우기, 명부 작성 잘 안지켜...단속은 느슨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지난달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경남의 확진자가 일주일간 하루 평균 5명 내외로 발생해 확산세가 주춤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정부와 질병청은 백신 접종 이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기는 섣부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의 방역지침을 2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주로 거주하는 시 외곽지역의 식당 등에서 방역지침을 어기는 모습이 빈번하게 발견돼 취약층의 안전에 우려가 높다.

경남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오는 14일까지 유지된다. 1.5단계에서 일반음식점이 지켜야 할 방역지침으로는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테이블 한 칸 띄우기 또는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 등을 지켜야 한다.

또 출입자명부 작성과 5인 이상 모임 금지도 포함된다. 만약 방역지침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위반횟수와 관계없이 집합금지 명령이 시행되거나 사업자는 300만원 이하, 개인은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경남 밀양에서 외근직으로 일하는 A(32)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일 불안에 떨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외근직 특성상 점심 때마다 일하는 곳 근처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는데, 대부분 일하는 곳이 시내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이어서 되레 걱정이 크다는 말한다. 왜일까?

A씨는 "시내 중심 상권에서는 거리두기나 명부작성 등의 방역지침을 잘 지키는 편이다. 그러나 시 외곽은 단속이 느슨한 탓인지, 사람들의 민감성이 떨어진 탓인지 방역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방역지침을 왜 준수하지 않느냐고 식당 업주에게 따져본 적도 있지만 업주는 ‘시골이니까 괜찮다’며 얼토당토 않은 해명을 해 더욱 불안하다"고 밝혔다.

A씨는 한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어긴 시민들을 직접 신고한 바 있다. 그러나 신고 후 돌아온 답은 "사람들이 현장을 떠났다"며 "이들이 명부 작성을 하지 않아 찾을 수 없어 해당 식당에 경고를 했다"는 안일한 대답만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식의 솜방망이식 대응이면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밀양시 외곽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좌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손님과 합석을 요구해 식당 가득 손님을 받는 모습이다. /밀양=강보금 기자
밀양시 외곽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좌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손님과 합석을 요구해 식당 가득 손님을 받는 모습이다. /밀양=강보금 기자

3일 낮 12시, A씨가 신고했던 밀양시 외곽에 위치한 한 일반음식점을 찾았다. 신고 이후 좌석 배치를 바꾼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12시를 기점으로 대략 10여개의 테이블이 식사를 하러 온 손님으로 가득차 발 디딜 틈없이 북적였다. 여전히 명부 작성 권유나 체온 측정을 하는 직원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또 혼자 식사를 하러 간 취재진에게 다른 손님과 합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뒤이어 온 1인 손님에게도 마찬가지로 손님 수가 적은 테이블에 합석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식당 내 손님 중 대부분이 고령자인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밀양시 관계자는 "현재 밀양시에서는 일반음식점의 핵심 방역지침으로 출입자명부 작성과 마스크 착용에 대해 중점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 나머지 테이블 띄우기 등은 권고사항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권고조치를 한 사업장만 있을 뿐 과태료를 부과한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일 시의 각 과에서 업무를 분담해 구역을 나눠 방역지침 준수사항에 대해 점검하고 있지만 모든 식당을 단속하기 힘든 점이 있다. 시에서는 최선을 다해 방역지침이 지켜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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