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생태환경 ‘과연 소문대로구나’ 소리들어야"
입력: 2021.02.28 14:20 / 수정: 2021.02.28 14:20
서울 초.중학생들이 전남 학교로 유학하는 전남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일선에서 지휘한 전희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이 지난 26일 순천에서 열린 유학생 환영식장에서 행사진행 과정을 지켜고 있다. /유홍철기자
서울 초.중학생들이 전남 학교로 유학하는 전남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일선에서 지휘한 전희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이 지난 26일 순천에서 열린 유학생 환영식장에서 행사진행 과정을 지켜고 있다. /유홍철기자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지휘한 전희 순천교육청 과장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전남도교육청이 도내 소규모 학교를 살리는 차원에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올해 처음 시행하는 ‘전남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26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치러진 유학생 환영식을 계기로 본격 가동된다.

전남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은 도내 ‘작은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이는 전남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부수적 효과까지 기대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전남과 서울교육청 간의 업무협약 때까지는 서울 초중학생 106명이 전남유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순천에는 41명이 지원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유학생 전체 숫자는 83명으로 감소했고 순천지역 유학생도 26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전남유학을 결정하는 서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이 쉽지않았다는 반증이다. 덩달아 유학생을 맞는 지역교육청도 준비과정이 간단치 않았다는 얘기다.

유학생들이 가장 많이 유학을 희망했던 순천교육지원청도 준비과정에서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서울 학생들의 전남유학을 지휘한 전희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에게 준비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협약체결 당시 보다 유학생 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 이유?

6개월 이상 체류해야 하는 일정이어서 유학생이나 가족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고민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았던 것 같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학교 인근 마을 내에 사생활이 보장되는 단독 거주지를 희망했으나 거주지 확보가 쉽지않았다. 막판에 자녀 의견을 존중해서 유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2가족은 신안과 화순으로 유학지를 변경하기도 했다.

-서울학생의 순천 유학을 추진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나?

순천지역 희망자들은 가족체류형 4가구와 외서와 낙안, 황전, 주암 등은 홈스테이형으로 준비했으나 서울 유학생들이 가족체류형을 많이 희망했다. 짧은 시간동안 체류가능한 거주지를 구하느라 애로가 많았다.

6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생각하고 유학을 오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신청과 포기를 반복하는 사례가 많아 준비과정에서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월등초 유학생을 위한 스틸하우스 설치 작업이 여러 가지 행정 절차 등 때문에 계속 늦어져서 애를 태우기도 했다.

다행히 순천시가 적극 협조해 주고 특히 월등은 이정 위원장, 낙안은 이삼열 위원장이 많이 도와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 해당 학교 및 유학생을 받는 농가에서 유학생 학부모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주고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됐다.

-전남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에서 보완 또는 개선해야 할 점은?

가족 체류형 유학생 가정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유학마을’이 조성된다면 좋겠다. 지자체에서 농산어촌유학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지원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제가 알기로는 순천시의원 등을 중심으로 그러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가나 펜션 등을 대여해 주는 공익사업주에 대한 지원 마련도 필요하고 월등, 황전, 낙안 등 빈집을 보수하여 유학생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방안도 요망된다.

가족체류를 희망하는 서울 학부모들에게 프로그램의 취지를 잘 알리는 작업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학생들이 생태환경체험교육에 중점을 두는 만큼 농촌생활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다.

전희 과장이 지난 26일 순천시 낙안초로 유학을 온 학생들과 얘기를 나눈뒤 기념 사진을 남겼다. /유홍철기자
전희 과장이 지난 26일 순천시 낙안초로 유학을 온 학생들과 얘기를 나눈뒤 기념 사진을 남겼다. /유홍철기자

-준비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당초 황전초에 7명, 외서초와 주암초가 각각 1명 등의 학생들이 지원했었으나 낙안초와 외서초만 제외하고 모두 유학이 무산된 점이다. 유학생들이 살기로 한 곳이 옛날 시골 집을 리모델링 한 집이었지만 생활하기 불편할 것이란 생각 때문에 유학 상담이 중단되기도 했다. 일부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이어서 무섭다거나 동네 한 가운데서 생활하기엔 사생활 보호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유학을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월등초에 할머니와 부모 부부, 초등생 2명 등 3대의 대가족이 유학키로 돼 있었으나 시골집의 생활 불편을 이유로 중도 포기한 사례도 많이 아쉬운 점이다. 이는 시골생활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준비도 많이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반기 전남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운영 계획은?

현재 유학을 오는 학생 중에 6개월 연장 의사를 표현한 가정도 있다. 서울 이외 지역의 경기도, 인천 등지의 학생들에게도 유학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도 그런 방향으로 추진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 1학기 동안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하고 미리 준비해서 홍보하는 등의 대비책을 강구해서 하반기 유학 프로그램을 더욱 알차게 꾸려갈 계획이다.

-그 밖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막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이 현장에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이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영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순천 지역은 풍부한 생태 자연환경과 더불어 학교단위 지역 연계 특색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온 학생과 학부모들이 ‘과연 소문대로구나’라는 소리를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로 정상 등교가 어려운 수도권 학교와는 다르게 순천의 ‘작은학교’는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거나 알찬 교육 프로그램에 만족한다는 등의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순천의 ‘작은학교’로 유학 오려는 유학 가족이 늘어날 수 있어야 하겠다.

이번 프로그램이 성공해서 순천지역 작은 학교 활성화를 추동하고 생태도시 순천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는 살기좋은 순천으로 귀촌하려는 행렬로 이어져 전남교육청의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더욱 큰 결실을 맺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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