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 전경. /부산=김신은 기자 |
경남, 지역별 '온도차'…관심도 엇갈려
[더팩트ㅣ경남=강보금 기자, 부산=김신은 기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 19일 국회 국토위를 통과하자 부산시와 지역 경제계를 비롯한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를 보였다.
반면 경남 내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여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극명한 온도차를 나타냈다.
국회 국토위는 19일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쟁점 중 하나였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는 ‘필요한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기로 했다. 또 사전타당성 검토는 간소화해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환경영향평가는 면제하지 않고 실시하도록 명시했다.
또 다른 쟁점이던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 폐지’와 관련해선 '국토부 장관이 가덕신공항 위계와 기능에 중복되는 내용이 없도록 제6차 공항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을 부칙에 담아 사실상 폐지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특별법은 2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6일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는다.
◇ PK 일제히 ‘환영 무드’…"국가 균형발전 앞당길 핵심 인프라 될 것"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진통 끝에 국회 9부 능선을 넘자 부산시와 지역 경제계를 비롯한 정치권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먼저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가덕신공항이 건설되면 북항재개발과 함께 우리 부산을 세계 일류 글로벌 도시로 한 단계 도약시키고, 2030부산엑스포에 5000만 세계인이 찾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 첫 관문이 될 것"이라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시민단체, 경제단체, 부·울·경 국회의원들이 힘을 실어준 결과"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대행은 부산시가 유치에 도전하는 ‘2030부산엑스포’ 개최 이전에 가덕신공항을 개항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오는 2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실시설계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2024년 착공, 2030 부산엑스포 개최 전 2029년에 완공할 예정"이라며 "가덕신공항 적정성 검토용역을 신속 이행하고, 신공항 건립추진단에 참여해 부·울·경 의견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울산·창원 상공회의소는 공동 환영 성명을 통해 "특별법 제정 취지를 살펴보더라도 가덕도신공항은 단순한 국제공항 건설의 의미를 넘어 부·울·경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고,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낸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만큼 경제사적으로도 깊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안에 들어있었지만 심사과정에서 빠지게 된 2030부산엑스포 부분은 가덕도신공항의 정상개항을 앞당기는 요인인 만큼 2023년 유치가 확정될 경우 법안개정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덕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야 예비후보들도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역사적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가덕신공항이 건설되면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의 핵심적인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26일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2030년 이전에 공항을 열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24일 허성곤 김해시장(가운데)이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발표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
◇ 경남, 가덕신공항 직접 영향권 ‘환영’ vs 간접 영향권 ‘냉담’
부산과 달리 경남 내에서는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대해 지역별로 온도차를 나타냈다. 가덕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거제시의 경우 가덕신공항 유치에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그 외 지역은 신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영강 동의대 교수(24시간안전한신공항촉구교수회의)는 "경남 거제는 신공항 유치에 아직 열을 올리고 있지만 김해는 오히려 신공항으로 인한 영향이 불투명해 관심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지만 창원의 경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부·울·경 전체에 매우 큰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위치상으로 봐도 부·울·경 모두 관광산업의 발전과 국제적 물류기업 유치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결국 부·울·경 전체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경화 김해신공항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역시 "거제 지역의 경우 조선 사업의 침체로 가덕신공항 건설로 인한 경제적 유발 효과에 큰 기대를 안고 있다"며 "다만 경남의 다른 지역은 실질적 경제 유발 효과가 피부에 와닿지 않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류 위원장은 "특히 공항 건설 이후에도 인사권 등이 국토부에 있어 지방분권체제를 이루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공항의 지분을 부·울·경에 나눈다면 막연한 경제적 유발 효과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기존 김해공항의 안전, 환경, 소음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하자 허성곤 김해시장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신공항 건설은 부적정 결론이 났지만, 아직도 현재 김해공항의 소음과 안전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56만 김해시민은 지금도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 김해시는 김해공항과 관련해 피해만 입는 지역이다. 이제 더는 이러한 피해를 김해시민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없으므로 국토부와 항공청은 지금까지 제기된 안전·소음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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