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허석 순천시장이 재판이 끝난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감이다. 항소하겠다'고 대답하고 있다. /유홍철 기자

재판부, 기소된 혐의내용 대부분 인정, 허 시장 항소 입장 밝혀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허석 순천시장이 당선 무효형인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2단독 장윤미 판사는 15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허석 피고인이 지역신문 대표를 지내면서 신문발전기금을 편취한 건(사기)에 대해 혐의내용 대부분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회계장부상 기록과 별도 계좌를 통해 근로자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점 등에 비춰볼 때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서가 아닌, 신문사 운영을 위한 보조금 신청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재판부는 특히 "다른 신문사의 지역발전기금 지원 참여를 방해하고 범행 기간도 7년으로 장기간인 데다 1억 6천만 원의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징역형 집행유예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피고인들이 부당 수령 지원금을 개인 착복이 아닌 신문사 운영에 썼고 신문사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허 시장의 자서전 내용과 같은 의미에서 형량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허석 시장은 선출직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당선은 무효가 되기 때문에 그의 향후 행보에 상당한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항소를 제기해서 항소심에 임하느라 시정에 일정한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조기 레임덕에 빠져 대내외 대형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지 않은 한 순천시장 재선 도전이 제한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지난 재판과정에서 "허 시장은 순천시민의 신문 대표로 재직하면서 신문사 프리랜서 전문가와 인턴기자의 인건비 등을 지급한다며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아 편취했다"며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 받은 것은 목적과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 신문사 대표의 지위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얻었고 순천시가 매년 사용하고 있는 국가 보조금도 상당한데 이번 사건을 통해 순천시의 보조금 사용도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하면서 엄벌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맞서 허 시장은 법정진술에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으로부터 신문발전기금 보조금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신문사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당시 함께 했던 분들이 받은 돈의 일부를 (신문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를 한 것"이라며 고의성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이번 재판은 이종철 전 순천시의원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직후인 7월24일 허 시장이 지역신문 대표 재직 시절 7년여 간 1억6천만여원의 보조금을 유용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의원은 과거 같은 신문사에 일하다가 퇴사했으며 퇴사 후에도 상당 기간 매달 150여만원이 신문사 이름으로 자신 명의 통장에 입금됐다가 출금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1심 재판은 이 전 의원이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2년 8개월 간의 지리한 공방 끝에 이 전 의원이 제기한 혐의 대부분이 재판부에 의한 인용되면서 마무리 됐다.

허석 시장은 이날 재판 뒤 소회를 묻는 질문에 "유감이다. 항소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허 시장과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당시 신문사 편집국장 정모(55)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경리담당 박모(46)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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