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체육회 체육인 인권 보장하라①]"1년 치 근무일지 수정해 제출하라"…공문서위조 및 임금 착취
  • 문승용 기자
  • 입력: 2021.02.12 09:01 / 수정: 2021.02.12 09:01
<더팩트>는 광주시체육회가 공문서를 위조해 지도자들의 임금을 착취한 의혹을 탐사 취재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광주시체육회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는 광주시체육회가 공문서를 위조해 지도자들의 임금을 착취한 의혹을 탐사 취재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광주시체육회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6월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 이후 체육인들의 인권이 도마에 올랐다. 최숙현법이 생겨났고, 스포츠윤리센터도 출범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다. 폭력과 성적 괴롭힘 외에도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계약직 근로자로 활동하면서 각종 수당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체육인들의 정규직 전환은 요원하다. 광주광역시체육회가 전문체육지도자들의 각종 수당을 착취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전히 침묵을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는 광주시체육회가 공문서를 위조해 지도자들의 임금을 착취한 의혹을 탐사 취재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27개 전문체육회에 전달...수정된 근무일지로 2020년 정산, 시 체육회 수년간 임금 ‘착취[더팩트ㅣ광주=문승용 기자]광주광역시체육회(이하 시 체육회)가 수년간 전문체육지도자들의 시간외근무수당과 주말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시 체육회는 각종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감사결과를 묵살하고 시 체육회 소속 각 종목 단체에 근무일지를 수정하라고 지시해 공문서를 위조, 임금을 착취한 의혹을 받는다.

12일 시체육회 소속 B종목 기간제 체육지도자로 수년간 일해 온 A씨는 여러 해 동안 재계약을 이어오면서 시간외근무수당과 주말 수당을 단 한 번도 받지 못했고 연차 휴가 및 수당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체육 선수들의 노동인권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특수한 고용 관계일지라도 시간외수당과 주말 근무수당, 연차 수당은 지급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 해석이 나오면서 각종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여러 해 동안 받지 못한 각종 수당을 받으면 제법 큰 목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이 조각났다. 시 체육회가 1년간 근무일지를 수정해 보고하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서다.

특히 시 체육회는 고용노동부의 감사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지난해 9월과 10월 사이 지도자들에게 연차 사용계획서 제출을 강요하고 출근 대장까지 수정하라는 공문서위조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체육회의 이러한 행위는 감사기관의 고지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연차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연차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의 맹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연차 수당은 고용노동법에 따라 첫해가 지나면 연간 15일 휴가가 발생하고 이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시 수당으로 전환해 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시 체육회 전문체육지도자는 주 5일 40시간 근무제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 체육회 소속 종목 단체는 77개이며 전문체육지도자는 27명에 이른다. 이들 모두가 각종 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고 시 체육회의 지시에 따라 2020년 근무일지를 수정해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이 평균 5년 이상 근무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기본 연차 휴가 15일에 2년에 1일씩 더하는 연차 휴가 기준에 따르면 이들이 사용하지 못한 연차는 각각 평균 17일 이상이어서 시간외근무수당과 주말 근무수당, 연차 수당을 더하면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체육지도자들이 주중 시간외근무와 주말에 근무한 기록이 없도록 근무시간표를 수정해 보고 하라’고 했다"고 폭로하면서 "체육회 사무국 직원들은 출장 갈 때 교통비 또는 유류비 지원과 각종 수당을 챙기면서 체육지도자들은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자괴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더팩트>취재결과 수정된 자료를 취합해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자 시 체육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문체육지도자들은 연차를 사용했고 한 명이 사용하지 않아 수당으로 지급했다"고 해명하면서 "과거는 묻어 달라. 앞으로 지도자들의 복지와 인권에 더욱 힘쓰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forthetru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