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눈] ‘무용지물’ 된 설 연휴 5인 이상 집합금지
입력: 2021.02.12 09:00 / 수정: 2021.02.12 09:00
설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밤 10시경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서 사람들이 영업제한 시간이 되자 술집 등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구=이성덕 기자
설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밤 10시경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서 사람들이 영업제한 시간이 되자 술집 등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구=이성덕 기자

술집안에선 거리두기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방역당국이 설 연휴를 앞두고 고심해서 내놓은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사실상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지난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인 이상 사적모임금지’ 와 사회적거리두기 단계 하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나친 방역 완화로 인식될 위험성이 우려돼 현행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소상공인 생계 곤란 등을 감안해 운영시간 제한에 대해서만 수도권의 경우 유행상황을 고려해 21시 운영제한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비수도권은 22시로 지자체별로 연장하는 완화방안을 시행키로 결정했다.

이에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은 밤 9시이던 영업종료 시간이 밤10시로 1시간이 늘었다. 자영업‧소상공인 생계 곤란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으나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설 연휴 전날인 10일 밤 대구의 중심지인 동성로 거리에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지 않은 청년들이 몰려 불야성을 이뤘다. 영업종료 시간인 10시 경이 되자 각 술집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인파에 밀려 발디딜 틈 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영업제한 시간이 되면서 거리로 몰려나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거리로 나오고 나서도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2차, 혹은 3차를 갈 곳을 찾고 있었다. 외국인들은 아예 가게 네온싸인 불빛을 안주삼아 가게 앞에서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사와 술판을 벌이고 춤까지 춰댔다. 날이 춥지 않아 거리에서 상반신을 알몸으로 설 연휴를 맞이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10일 밤 영업제한 시간이 넘은 밤 10시 30분경 대구 중구 동성로에선 청년들이 인근 편의점에서 사온 술을 마시며 상의를 탈의하고 길거리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 / 대구=이성덕 기자
10일 밤 영업제한 시간이 넘은 밤 10시 30분경 대구 중구 동성로에선 청년들이 인근 편의점에서 사온 술을 마시며 상의를 탈의하고 길거리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 / 대구=이성덕 기자

지난해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간 코로나19의 주원인은 청년층이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코로나19에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경미하다보니 클럽 영업이 금지된 수도권을 떠나 지방의 나이트와 클럽으로 원정을 떠나면서 전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번 설 연휴가 지나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다면 청년층이 주원인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년들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그동안 친척들로부터 취업, 결혼과 관련된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고 가족이 모이지 않으니 4일간의 연휴가 온전히 개인의 자유시간으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대구시의 작년 설 귀향객이 53만 4000명에서 올해는 29만 9000명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봐서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가족들의 모임을 위한 이동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올해 설 연휴에 제주도엔 14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귀향대신 관광을 택한 듯하다.

한 누리꾼은 "진짜 재미있는게 가족은 5인 이상 모이면 안되고 모르는 사람은 수십명씩 모여도 되는게 왜 그런지? 외식하고 왔는데 가게마다 줄 서있음"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설 연휴 전야 대구 동성로 길 위에서 술파티)

tktf@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