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파업 전운 감도는 금호타이어…노조 칼끝 대주주 더블스타 겨냥
입력: 2021.02.10 19:10 / 수정: 2021.02.10 19:10
금호타이어 매각을 마무리지은 2018년 7월 6일 금호타이어 임시 주주총회. 이날 총회를 통해 중국기업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확보하며 대주주로 나섰다./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 매각을 마무리지은 2018년 7월 6일 금호타이어 임시 주주총회. 이날 총회를 통해 중국기업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확보하며 대주주로 나섰다./금호타이어 제공

매각 3년째 맞았지만 2천억원 추가 투입 약속 안 지켜, 공장 이전 계획도 지지부진 난제 ‘수두룩’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2018년 7월 6일 금호타이어는 주주총회를 통해 중국 더블스타 차이융썬 회장과 장쥔하 CFO(최고재무관리자)를 비상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확보하며 매각과정을 마무리 한 순간이었다.

이날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인사말에서 "대주주로 참여하는 더블스타와 향후 연구개발, 경영, 영업 등 시너지를 높여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브랜드 가치를 더욱 제고 해 나갈 것이다" 고 비전을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주총 결과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도 "중국 공장 시설을 개선하여 가동률을 높인 다음 더블스타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향후 중국 완성차 업체에도 납품하여 실적을 개선해 더블스타와 함께 서로의 강점을 살리는 시너지를 창출하여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하겠다" 는 황금빛 청사진을 밝혔다.

중국 내 더블스타의 대리점 숫자는 4,500개로 금호타이어의 1,400개 국내 대리점보다 훨씬 앞서고 있었기에 그 청사진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그 후 2년 6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2021년 2월, 금호타이어는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을까?

총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달 19일 사측과의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쟁의를 신청한 상태이다. 이미 70% 이상의 노조원이 파업에 찬성한 상황이다. 설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파업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조의 요구는 임금 5.34% 인상, 총고용 보장, 더블스타 인수 이후 지난 2018년 4월2일 노사 간 체결한 특별합의를 통해 2019년 반납한 상여금 200%에 대한 기준 재설정 등이다. 이를 사측이 거부하면서 임단협이 결렬됐다.

사측 또한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엄살은 아니다. 공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지난 해 3분기 누적 영업손익 규모는 마이너스 99억원이다.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를 포함한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1,088억원이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10분의 1 수준인 1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사측으로선 노조의 요구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지난해 1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2분기 역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둔화, 공장 셧 다운 등으로 회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 2년을 돌이켜보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더블스타에 매각된 이후 회사를 위해 무분규 약속을 지켜왔고, 이러한 노력으로 한 때 흑자 전환까지 이뤄냈는데 이익 배분을 거부하는 사측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노조의 주장처럼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 체제에서 흑자를 낸 적이 있다. 2019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면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적자행진을 하고 있다.

사측의 적자 호소가 잘 먹히지 않는 것은 노조의 칼끝이 더 깊은 곳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3년이 지나도록 매각 당시 더블스타가 약속한 2천억원 등의 투자금 집행이 단 1원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더블스타는 6천463억 원을 납입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2천억 원 추가 투입을 약속했었다.

황금빛 청사진의 골자였던 더블스타 유통망을 활용한 중국 법인 실적 개선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더블스타가 대주주로 나서며 ‘중국계’ 회사라 불리는 금호타이어지만 중국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3사 공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500여 억원, 80억 여원의 순손익을 내고 있지만 금호타이어만 200억 여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기업 더블스타 시너지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매각 당시 더블스타의 인수를 반대했던 노조 관계자는 "도끼로 제 발등을 찍었다"고 탄식하고 있다. 파업이 만일 수순대로 가시화된다면 블루스타를 향한 노조의 비난은 더 격해질 가능성이 많다. 이 와중에서 더블스타의 약속을 근거로 매각을 추진한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노조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 문제도 벽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다. 평동공단과 빛그린 국가산단 이전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평동공단은 그린벨트를 해제해야 하고, 빛그린 산단은 광주글로벌모터스가 공장 신축부지를 활용하면서 광주 권역에 땅이 태부족하다.

금호타이어 이전을 위해서는 경계를 넘어 전남 함평군 권역의 산업 용지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광주시‧전남도‧함평군의 정무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그 가능성을 예단할 수가 없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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