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농민들, “조합원은 빚잔치, 순천농협은 돈잔치” 주장
입력: 2021.01.29 17:08 / 수정: 2021.01.29 17:08
순천시농민회와 농민들이 29일 순천시 조례동 순천농협 파머스마켓 앞에서 농협 임원진의 고액 연봉 인상과 거액의 특별상여금 지급 등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유홍철기자
순천시농민회와 농민들이 29일 순천시 조례동 순천농협 파머스마켓 앞에서 농협 임원진의 고액 연봉 인상과 거액의 특별상여금 지급 등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유홍철기자

자연재해·코로나19로 농민 신음 속 순천농협 임원 15% 고율 임금인상 반발 /농협측 ‘임금 동결 8년 상황, 배당금 60억 환원 등 노력’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순천농협이 조합장과 상임이사, 상임감사의 연봉을 15~17% 인상된 억대 연봉으로 조정하고 임직원에게 14억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농민단체와 일부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순천시농민회를 비롯한 일부 농민들은 순천시 조례동 순천농협 앞에서 ‘농민 조합원은 빚잔치, 농협조합 임원은 돈잔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배포하고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농민 조합원들은 지난해 긴 장마와 세 차례 태풍으로 농업소득이 30% 이상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인한 농산물 소비저조 등이 겹쳐 빚으로 생활해야 하는 실정임에도 순천농협은 2020년도 사업성과가 좋았다는 이유로 350명의 임직원들에게 14억원의 특별상여금을 최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순천농협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조합장과 두 명의 상임이사 임금을 15% 이상 인상된 1억1천만원 안팎으로, 상임감사의 경우도 16% 인상된 9천6백만원 선으로 올려주는 안건을 29일 결산총회에 기습 상정,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같은 임금 인상안도 11월 예산총회에 상정하는 것이 통상의 절차임에도 이사회에서 안건을 처리한 뒤 1월 결산총회에 기습 상정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 농민들은 또 "20여명의 비상임이사진에 1인당 100만원씩 지급했다"고 지적하고 "순천농협이 이같은 돈잔치를 하면서도 1만8천명의 조합원들에게는 1인당 5만1천원의 영농자재 구입권을 지급하는데 그쳤고 지난 12월 벼수매가격 결정 때 가마당 500원 인상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반대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어 "대출금 이자감면, 영농자재 무이자 공급, 농산물 제값 보장 등의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외면하면서도 업무추진비 등을 별도로 받는 조합장과 상임이사 등의 대폭적인 임금인상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하는 임원진과 비상임이사들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물었다.

이들은 "임원진의 대폭적인 임금인상안을 철회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서 오는 11월 예산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할 것과 조합장 대변인 노릇에 앞장서는 비상임이사진의 사퇴" 등의 요구 사항을 ‘농협개혁을 촉구하는 참가자 일동’ 명의로 발표했다.

순천시농민회와 일부 농민들이 조합원의 고통은 외면한 채 조합장 대변인 노릇하는 비상임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외치고 있다.
순천시농민회와 일부 농민들이 조합원의 고통은 외면한 채 조합장 대변인 노릇하는 비상임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외치고 있다.

순천농협 관계자는 이들의 요구에 대해 "임원들의 임금의 경우 코로나 정국 등을 감안하면 시기적으로 다소 아쉬움을 있지만 2013년 이후 8년동안 임금 동결 상황이었다"고 설명하고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농협인데도 인근 중소 농협조합장의 임금에 비슷하거나 낮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이사진들이 안건으로 내놓아 추진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당기순이익 106억원을 기록해 역대급으로 가장 좋은 사업 실적을 냈고 이 가운데 31억원 출자금 배당, 29억원 이용고 배당, 29억원 사업준비금, 17억 내부 적립 등으로 편성해서 배당금 60억원을 조합원들에 환원하는 등 조합원의 권익 실현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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