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착한 임대료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홍보가 부담이 된다고 토로한다. 사진은 경남도가 '착한 임대료 운동' 참여 가게에 제공하는 스티커 시안. /경남도 제공

일부선 "대출 낀 생계형 건물주도 많아…임차료 직접 지원 방안 강구해야"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지 않으면 나쁜 건물주가 되는 듯한 인식이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건 매한가지입니다."

경남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소상공인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착한 임대료 운동(상생 임대료 운동)'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착한 임대료 운동'이 건물주의 자발적인 운동임에도 동참하지 않으면 부담을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경남도의 과한 홍보에 불만을 토로하는 임대인들도 발생하고 있다.

‘착한 임대료 운동’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소비 감소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자 일부 건물주들이 스스로 나서서 임대료를 일부 삭감해 주면서 시작됐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지역에서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한 개별 임대인 수는 3540명으로 파악됐다. 또 지방정부·공공기관·조합(단체) 등이 주도한 경우도 47건에 달해 참여 임대인과 기관 수를 합치면 총 3587건이 된다. 착한임대인 동참으로 임대료 완화 수혜를 받은 점포수는 약 5780개 이다.

경남에서는 창원 마산어시장, 성원그랜드상가, 김해 대경프라자, 합천 개별 상가 등에서 자발적으로 '착한 임대료 운동'에 참여했다. 특히, 김해 대경프라자 건물주는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점포 임대료를 일정기간 전액 면제해 준 도내 최초 사례로 확인됐다.

이에 경남도는 올해 '착한 임대료 운동 시즌2'를 시작하면서 참여한 임대인에 대해 지난해보다 감면 상한을 25%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경남도는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3개월 이상 인하하는 임대인을 대상으로 오는 7월 부과되는 건축물 재산세(지역자원시설세, 지방교육세 포함)를 임대료 인하율에 따라 10~75%까지 감면하고 감면 상한은 50%에서 75%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공유재산을 임차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사용‧대부요율도 6개월간 한시적으로 50% 인하하고, 매출감소 비율에 따라 최대 80%까지도 인하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시·군 홈페이지를 통해 미담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전 시·군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착한 임대인 운동 참여가게 표식도 제공한다.

김현미 도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착한 임대료 운동이 활성화돼 다시 한번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임대인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창원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A(60대 후반)씨는 "재벌이 아닌 이상 큰 액수를 대출받아 건물을 구입한 생계형 임대인도 많다. 개인 자금만으로 건물을 구입한 건물주는 20%가량밖에 안될 것이다. 상인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사업을 하며 대출이자를 힘겹게 갚아나가고 있다"면서 "개개인의 상황이 천차만별인데 마치 임대인은 모두 경제적으로 부유할 것이라는 인식은 너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남도와 지자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임대료 부담을 임대인의 선의에 기대는 것보다 임차료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