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살 딸 성범죄 신고했다가 쫓겨난 결혼이주여성의 사연
입력: 2021.01.16 12:52 / 수정: 2021.01.16 12:52
16일 <더팩트> 취재 결과 이복 오빠가 두 살짜리 여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사건과 관련, 피해 아이와 그 어머니가 집에서 쫓겨난 것으로 확인됐다. /픽사베이
16일 <더팩트> 취재 결과 이복 오빠가 두 살짜리 여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사건과 관련, 피해 아이와 그 어머니가 집에서 쫓겨난 것으로 확인됐다. /픽사베이

이복 여동생 '성추행' 10대 오빠 구속…남편 합의 강요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이복 오빠가 두 살짜리 여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사건과 관련, 피해 아이와 그 어머니가 집에서 쫓겨난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 국적의 결혼이주여성인 어머니는 남편의 합의 종용과 폭언에 시달리다 현재는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쉼터로 피신한 상태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6일 <더팩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경기도 부천에 사는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7월 외출했다 돌아와 거실에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딸(2)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세히 살펴보니 딸의 중요 부위에 상처가 났고 출혈도 심했다. 당시 집에 있었던 건 딸의 이복오빠 B(19)군 뿐이었다.

A씨는 즉각 딸을 안고 경찰서로 달려가 신고했고, 이후 경찰이 딸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경찰이 B군에게 경위를 캐물으니 그는 "기저귀를 갈아주다 상처를 냈다"는 취지로 얼버무리려 했다.

이후 B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재판을 맡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이복동생이자 2살에 불과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동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공포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의 중요부위에 출혈이 발생하는 등 추행 정도도 중하다"고 판단했다.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합의를 강요하는 남편의 폭언과 괴롭힘은 날로 심해졌다.

견디다 못한 A씨는 딸과 함께 집을 나와 찜질방을 전전하다 겨우 여성쉼터를 찾게 됐다.

A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양태정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친권자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남편의 입장도 물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 사건의 책임을 A씨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언어도 원활하게 통하지 않는 결혼이주여성의 처참한 실상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42.1%)이 '가정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언어적 학대(81.1%)나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41.3%), 폭력, 생활비 미지급 등이 주된 방식이었다. 외출이나 본국 방문을 금지당하거나 신분증을 빼앗겼다고 말한 응답자도 적잖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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